틱톡·유튜브 통해 절세 전략 소개
초고액자산가의 ‘의도적 손실’ 인기
절세상품 가입 금액만 1416조 원
미 당국 예의주시…‘세금 못 피해’
일반 투자자 따라했다 비용만 부담
클립아트코리아.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틱톡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절세 투자 전략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입니다. 최근 들어 헤지펀드와 전문 재무설계에 접근할 수 있는 초부유층 가문의 전유물이던 절세 중심 투자 전략이 유튜브와 틱톡을 타고 일반 투자자에게 팔리고 있습니다.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산관리 자문사와 금융 인플루언서들은 ‘절세형 롱숏 투자’ ‘익스체인지펀드’‘351 컨버전’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법을 소셜미디어와 마케팅 자료에 올리며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한 임원은 나무가 우거진 주택가를 걸으며 “부유층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오랫동안 써온 기법을 이제 당신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주식 거래와 대체자산, 재무 조언 자체가 그랬듯 절세 투자도 미국 경제의 상층부에서 주류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목표는 이른바 ‘택스 알파’입니다. 택스 알파란 투자 수익에서 세금을 뺀 ‘실제 수익’를 뜻합니다. 보통 알파는 시장 평균 초과 수익을 말하지만, 여기선 세금 절약이 핵심입니다.
쉽게 말해 과세 대상 이익을 상쇄할 손실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세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새로운 방식의 전략이 초부유층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 부자의 재무 전략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더 넓은 층에도 매력적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다만 수수료와 복잡성이 따라붙어 규모가 작은 포트폴리오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틱톡 팔로워 200만 명을 보유한 시카고의 자산운용가 니컬러스 크라운은 “사람들은 초부유층에게만 허용된 것처럼 보였던 도구를 이제 자신도 쓸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수료 성장세 깎이자…절세 전략이 자문사 새 수익원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행사. AFP뉴스1이런 홍보전은 자산관리업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자문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부유한 개인 고객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무료 주식 거래와 저비용 인덱스펀드가 수년간 확산되며 수수료 성장세가 깎였고, 투자자는 인공지능(AI) 챗봇에서 재무 조언을 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 발전으로 알고리즘 기반 손실 실현 비용이 크게 낮아진 것도 고액 자산가를 넘어 상품을 확대할 수 있게 한 요인입니다.논리는 단순합니다. 최대한 높은 수익만 노리는 대신, 투자자와 보수를 넉넉히 받는 자문사가 세금 부담까지 줄이는 방향으로 자금을 배분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절세형 롱숏 전략은 신용을 활용해 매수와 공매도 포지션을 함께 세워 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공매도와 이를 위한 차입이 뒤따르는 만큼 개인이 혼자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투자자를 수년간 자문사에 묶어두는 전략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자산관리업계는 수요를 흡수한 것일 뿐이라고 입장입니다. 블룸버그 추산으로 현재 1조 달러(1416조 원)가 넘는 자금이 절세형 전략에 배분돼 있습니다. 잇단 대형 기업공개(IPO)도 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오픈AI 등에서 주식 보상을 받은 직원들이 새로 생긴 부를 쥐고 있는데, 주식을 매각하면 큰 세금 부담을 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퍼블릭의 스티븐 사이크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고객들이 절세 전략을 “아우성치며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상당수가 기술 스타트업 초기 투자자로 수백만 달러의 미실현 이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퍼블릭의 다이렉트 인덱싱 최소 가입 금액은 1000달러 수준입니다.
절세형 별도관리계좌(SMA)를 공급하는 누빈의 케이티 살바테라 SMA 영업 총괄은 자문사들에 ‘절세 롱숏 플레이북’을 교육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전략을 낚시에 비유합니다. 과거의 전략은 시장이 떨어질 때만 건지지만 롱숏 전략은 하락장과 상승장 모두에서 세금을 줄일 손실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피델리티, 절세 롱숏 신규계좌 중단…美 재무부도 들여다본다
클립아트 코리아.반면 절세형 계좌를 취급해온 대형 증권사들은 경계하고 나섰습니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신규 롱숏 계좌 개설을 중단했고, 찰스슈워브는 올해 초 새로운 레버리지 상한과 최소 계좌 금액을 도입했습니다. 이 상품이 책임 있게 성장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세무 당국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자문사들은 전략이 합법이고 상당수는 부유층이 오랫동안 써온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 재무부는 여러 절세 기법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가장 빠르게 커진 전략 중 하나인 ‘351 전환’은 한 종목에 집중된 보유분이나 포트폴리오 등 주식 바구니를 새로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로 옮기는 방식입니다. 자본이득세가 즉시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 인플루언서 크라운은 한계도 경고합니다. 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 달러 미만인 사람에게는 이 전략에 따르는 비용이 “완전히 터무니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보스턴 지역의 71세 은퇴 헤드헌터 댈 코거에게는 계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산 자문사의 권유로 지난해 11월 300만 달러 포트폴리오 가운데 약 32만 5000달러를 절세형 별도관리계좌로 옮겼다고 말했습니다.
자문사는 방위기업 록히드마틴 주식 670주를 팔라고 권했습니다. 이 주식은 10월부터 11월까지 약 8%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록히드마틴은 3개월간 40% 넘게 뛰었습니다. 시장 시점을 맞히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코거는 온라인 플랫폼이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정보를 보여줘 손익을 따라가기도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매일 온갖 주식을 사고팔아서 도저히 추적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코거는 올 4월에 이 전략에서 빠져나왔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략이 완전한 회피가 아니라 이연에 그친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투자자가 결국 포트폴리오를 청산할 때는 처음 투자한 이후 쌓인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듀셔리파이낸셜어드바이저스의 자문사 제프리 잰슨은 택스 알파가 ‘고객의 핵심 관심사’가 됐지만, 규모가 작은 포트폴리오에서는 개인은퇴계좌(IRA)나 401(k) 같은 세금 이연 수단에 비해 이점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실행 비용이 이익을 상쇄할 수 있고, 추적 오차나 과도한 최적화로 의도하지 않은 위험이 생길 여지가 늘 있다”며 “때로는 들인 노력이 보상만큼의 값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소탐대실을 피하려면 자신의 자산 규모와 성향에 맞는 맞춤형 투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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