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자본위해 인건비 줄여
5월까지 2만 1000명 구조조정
SW사업 우려로 주가 26% 하락
로이터연합뉴스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오라클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추가 감원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11일(현지 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이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2027회계연도 2분기까지 인건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감원 대상 직원 명단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일부 팀에서는 감원 규모가 두 자릿수 비율에 이를 수 있다.
앞서 오라클은 올해 초에도 대규모 감원을 진행했다. 오라클은 최근 공시에서 지난 5월 종료된 2026 회계연도 동안 구조조정과 감원을 거치며 직원 수가 2만 1000명(13%)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오라클에는 약 14만 10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번 감원은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미국 빅테크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오라클은 회사채 시장의 대표적 벤치마크로 꼽히는 블룸버그 미국 우량 회사채 지수 내 비(非)금융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으로, 미국 빅테크 중에서도 AI 인프라 투자 중 부채 비중이 큰 기업으로 손꼽힌다.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에도 신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557억 달러를 지출한 바 있다. 이는 한 해 동안 벌어들인 현금보다 237억 달러 더 많은 규모로, 오라클은 부채(430억 달러)와 주식 매각(50억 달러)를 총동원해 돈을 끌어모았다. 2027회계연도에는 부채와 주식 발행을 통해 약 400억 달러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오라클도 AI 붐의 수혜자다. 컴퓨팅 수요가 늘면서 최근 회계연도 매출은 17% 증가했고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매출은 77% 급증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차입을 늘릴 뿐 아니라 인력 등 다른 분야의 비용 절감마저 추진되는 상황이다.
다만 급증하는 인프라 비용에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오라클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6% 하락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져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인 오라클의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라클의 신용등급도 하향됐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지난달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정크)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강등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오라클의 AI 인프라 사업 확장이 강점이었던 사업 안정성을 희석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AI 산업 구축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즈니스인사이더는 “AI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조차 막대한 자본지출과 월가가 요구하는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