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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 ±3%라더니 20% 빗나가…승자도 못 맞히는 美 여론조사

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11일(현지 시각)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열린 민주당 주지사 경선 개표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경쟁 후보 데이비드 크롤리를 크게 앞 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11일(현지 시각)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열린 민주당 주지사 경선 개표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경쟁 후보 데이비드 크롤리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홍 후보가 졌다. /AFP 연합뉴스
미국 위스콘신주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한인 2세 프란체스카 홍 주하원의원이 여론조사의 압도적 우세가 무색하게 패배하면서 미국 선거 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선거 직전까지 홍이 20%포인트 안팎 앞선다는 조사가 잇따랐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장은 39.8%를 얻어 홍(39.4%)을 0.4%포인트, 3000여 표 차로 눌렀다.

특히 투표를 불과 닷새 앞두고 나온 조사의 빗나간 폭은 충격적이었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스테이트 내비게이트’가 지난 3~6일 민주당 경선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1473명을 조사한 결과 홍은 44%, 크롤리는 22%였다. 표본오차는 ±2.3%포인트라고 제시됐다. 실제로는 크롤리가 0.4%포인트 이겼으니 두 후보 간 격차를 기준으로 하면 실제 결과와 22%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 셈이다. 이 기관은 성별·나이·인종·학력·지역·과거 투표 기록 등을 토대로 표본에 가중치까지 부여했다.

다른 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스콘신의 대표적 여론조사로 꼽히는 마켓대 로스쿨 조사에서도 지난달 말 홍은 38%로 경쟁 후보들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또 다른 스테이트 내비게이트 조사에서는 홍 44%, 크롤리 15%로 격차가 무려 29%포인트였다. 결국 여러 조사가 동시에 ‘홍의 압승’을 가리켰지만 정작 투표함을 열어보니 패자는 홍이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조사기관들이 이미 일주일 전 미시간주에서 똑같은 실패를 경험하고도 위스콘신에서 다시 크게 틀렸다는 점이다. 미시간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는 진보 후보 압둘 엘사예드가 중도 성향 헤일리 스티븐스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선다는 조사들이 나왔다. 로이터도 투표 직전 “최근 조사에서 엘사예드가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엘사예드가 150만표 가운데 불과 1만4893표, 1%포인트도 안 되는 차이로 간신히 이긴 초접전이었다.

스테이트 내비게이트는 미시간 경선 직후 자체 보고서에서 “여론조사가 엘사예드의 우세 폭을 약 12%포인트 과대평가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엘사예드 지지자들이 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응했을 가능성, 저소득층의 낮은 응답률, 65세 이상 유권자 과소 반영, 농촌 유권자 포착 실패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이 기관은 이를 반영해 위스콘신 조사에서 18~29세 비중을 18%에서 9%로 절반 줄이고, 65세 이상은 34%에서 44%로 크게 늘리는 등 가중치를 대폭 수정했다. 그런데도 홍을 실제보다 20%포인트 넘게 높게 잡았다.

반대로 같은 날 미네소타에서는 진보 후보 지지세를 오히려 과소평가했다. 지난달 말 퍼블릭폴리시폴링(PPP) 조사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경선의 페기 플래너건은 앤지 크레이그를 46% 대 32%, 14%포인트 차로 앞섰다. 실제 선거에서는 플래너건이 약 59%를 얻어 크레이그를 약 19%포인트 차로 눌렀다. 즉 최근의 오차가 특정 이념 후보를 일관되게 과대평가하는 문제라기보다, 조사 자체가 실제 득표율을 크게 벗어나는 사례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런 ‘대형 오차’는 올해만의 일도 아니다. 선거 데이터 분석가들에 따르면 2014·2016·2024년 미 상원·주지사 경선 여론조사는 실제 1·2위 득표 격차를 평균 13%포인트 틀렸다. 경쟁이 치열한 경선에서 조사상 1위를 실제 승자로 잘못 지목한 경우도 10번 가운데 2번꼴이었다. 2024년에는 평균 오차가 16.1%포인트까지 커졌다.

황당할 정도로 크게 빗나간 사례도 적지 않다. 2024년 네바다주 공화당 상원의원 경선에서는 마지막 3주간 여론조사 평균이 샘 브라운의 우세를 18%포인트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45%포인트 차로 이겼다. 같은 해 오하이오 공화당 상원의원 경선에서는 버니 모레노와 맷 돌런이 사실상 동률이라는 조사들이 나왔지만 모레노가 18%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2014년 아이오와 공화당 상원의원 경선에서도 조니 언스트의 조사상 우세는 16%포인트였지만 실제 격차는 38%포인트였다.

로이터는 12일 위스콘신 결과를 분석하면서 “미시간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론조사가 중도 성향 민주당 유권자들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매체들은 불과 며칠 전까지 홍을 ‘선두 주자(front-runner)’나 ‘유력 후보(favorite)’로 규정했지만, 그 판단의 가장 중요한 근거였던 대다수 여론조사는 승자조차 맞히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 조사를 “가짜 여론조사(fake polls)”라고 거듭 공격해왔는데, 잇따른 미 정치권의 여론조사 실패가 이런 주장에 뜻밖의 빌미를 제공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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