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불안·조기 성수기 효과에
운임 급등폭 유류비 상승 웃돌아
‘윙세일(Wing Sail)’을 설치한 HMM의 5만톤급 중형 유조선(MR탱커) ‘오리엔탈 아쿠아마린(Oriental Aquamarine)’호.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해운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며 HMM, 팬오션 등 국내 주요 해운사들이 올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과 조기 성수기 효과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유류비 부담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HMM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3조4020억원, 영업이익 3541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6조1207억원, 영업이익 6232억원을 거뒀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0.2%를 기록해 글로벌 선사 중 상위권을 유지했다.
앞서 팬오션도 2분기 매출 1조9137억원, 영업이익 19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9%, 영업이익은 57.4% 급증했다. 특히 드라이벌크(건화물)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8% 증가한 84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양사의 실적 개선에는 중동 사태가 촉발한 해상 운임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홍해 항로 불안으로 선박들이 항로를 변경하거나 대기하면서 가용 선복이 줄었고, 공급 부족이 운임을 밀어 올렸다.
통상 3분기부터 시작되는 해운업계 성수기가 올해는 2분기로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더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우려가 겹치면서, 화주들이 관세가 실제로 오르기 전에 선적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평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957p로 지난해 상반기(1701p)보다 15% 상승했다. 벌크선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도 남미 곡물 수출 성수기와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석탄 물동량 증가로 2분기 평균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88% 급등했다.
비상장 국적선사 장금상선도 이번 중동 특수의 수혜주로 꼽힌다. 장금상선은 중동 사태 격화 이전부터 약 70억달러를 투입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선단을 확충했고, 현재 전 세계 VLCC 물량의 약 10%를 확보했다. 중동 사태로 위험 노선을 우회하는 유조선 스팟(단기 계약) 시장이 커지면서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운임 강세 기조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미중 상호관세 재개 불확실성으로 화주들의 조기 선적 수요가 몰리면서 컨테이너 해운시장 전반에 공급자(선사) 우위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