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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려왔다 터진 테크업계 노동 대투쟁... 삼전닉스와 네이버 방향 갈렸다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조합원 2000명 돌파
'호남 반도체' 대응에 삼성 노조와 협력 가능성
성과급 사수 위해 이해관계 다른 노조완 결별
네이버 노조, 계열사 통합교섭으로 연대 전략
국내 경제와 노동운동에 미칠 영향 두고 촉각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5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나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세종=박시몬 기자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5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나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세종=박시몬 기자

테크업계 전반에 노동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수십 년간 노조가 없던 기업에서 단숨에 노조가 결성되고 '국민 메신저'도 파업했다. 오랜 기간 '노조 사각지대'였던 테크업계에서 응축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반도체 투톱 노조는 초호황으로 불어난 성과급 관철에 투쟁 동력을 집중하고, 네이버 노조는 노동권을 제약하는 문어발식 경영 구조를 지적하며 계열사 간 연대 전략을 택했다. 배경과 방식엔 차이가 있지만, 업계 규모를 감안하면 산업의 구조적 문제까지 짚으며 판을 키우는 이들 노조의 움직임이 향후 국내 경제와 노동운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SK "성과급 사수"... 상급단체는 거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선 상급 단체를 두지 않는 '독자 노조' 노선이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 통합노조는 13일 조합원 2,474명(오후 7시 기준)을 확보하고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통합노조는 11일 구성원들에게 안내한 운영 방향에서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는 100% 독립노조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소속된 기존 3개 노조와 다른 방식으로 '초과이익분배금(PS) 현금 지급 원칙 사수'라는 선명한 노선을 앞세워 조합원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역시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에 소속돼 있지 않다.

두 노조가 정부의 메가프로젝트를 고리로 향후 손을 맞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SK하이닉스 통합노조와) 공동 성명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삼성전자지부는 메가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메가특구법) 주 52시간 예외, 연구직 초과근로에 대한 연장수당 미적용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당장 메가프로젝트 반대 투쟁을 함께 벌이는 건 아니지만, 향후 사측과의 임금교섭에서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근로조건 변동을 안건으로 내세워 다른 노조와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7월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성과급 격차에 반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7월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성과급 격차에 반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성과급 협상 당시 갈라선 초기업노조와 삼성전자 완제품(DX) 부문 중심 노조 사이엔 여전히 접점이 없다. DX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반도체(DS) 부문에 한정된 특별성과급에 반발하며 21일 서울 서초구 사옥 앞 집회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 "연대하자"... 카카오뱅크 또 파업

2025년 6월 네이버와 카카오 노조원들이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로비에서 최인혁 네이버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 복귀 반대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2025년 6월 네이버와 카카오 노조원들이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로비에서 최인혁 네이버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 복귀 반대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플랫폼 업계도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지만, 노조의 투쟁 양상은 사뭇 다르다. 상급 단체를 둔 노조가 '계열사 전반의 통합교섭'을 요구했다는 점에서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고 지주사와 계열사별로 쪼개진 개별 교섭 구조에 칼을 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지회는 아직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카카오뱅크에서 14일 두 번째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히며 단체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관기사• 네이버 노조 "수십 개 법인 따로 말고 한번에 교섭하자"...임단협 '판교 모델' 나오나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81215060002327)• 성과급 이슈에 삼성-SK 노조 손잡나... "노동자에게 불합리한 부분 많아"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8121603000028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노동운동 양상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흐름이라면, 플랫폼 업계의 움직임은 전통적 노동운동으로 분석된다. 이익 수호 중심의 새 모델이 주류가 되면, 잘 뭉친 정규직 노조는 보호받고 그렇지 못한 노동자는 소외되는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나 SK하이닉스 통합노조의 움직임은 '우리끼리 똘똘 뭉쳐 이익을 가져가자'는 이익집단 같은 흐름이고, 네이버는 소규모 산별 교섭 형식으로 연대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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