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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파춥스 배당’ 하이닉스, 손자회사도 나스닥행?…‘다단계 중복 상장’ 논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은 국내 메모리 기업을 향한 시장의 원성은 미흡한 주주 환원에 그치지 않는다. 현 정부가 ‘원칙적 금지’ 방침을 밝힌 중복 상장도 논란거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논란이 불거진 발단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해외 비상장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움직임이다. 솔리다임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메모리 사업부를 약 88억달러에 인수하고 2021년 말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다. 에스케이그룹은 사업 재편 방침에 따라 기존 솔리다임(법인명 에스케이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을 그룹의 인공지능(AI) 투자·설루션 사업을 전담하는 ‘인공지능 컴퍼니’로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또 이 인공지능 컴퍼니 산하에 신설 법인 솔리다임을 새로 설립해 낸드 사업 관련 자산을 이미 넘겨준 상태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에스케이하이닉스→인공지능 컴퍼니→신설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고리의 맨 아래에 있는 신설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추진 여부다. 이 같은 외부 투자금 유치는 향후 신설 솔리다임의 해외 증시 상장을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에스케이하이닉스 쪽은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만 공시한 상태다.


문제는 신설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이 모기업인 에스케이하이닉스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하는 ‘모·자회사 중복 상장’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회사가 상장한 상태에서 산하 회사를 또다시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주주들 사이에 제기되는 셈이다.

정부도 중복 상장의 일반 주주 이익 침해를 막기 위해 이달 초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시행에 들어간 상황이다. 상장 모회사가 자회사를 분할 설립한 뒤 ‘쪼개기 상장’을 하는 것을 규제하려는 취지의 제도로, 솔리다임 역시 이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회사에서 분할된 것이 아니라 별도로 인수한 자회사를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모회사 이사회가 상법상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 영향 평가 등 의무를 진다”고 했다. 해외 자회사 상장은 국내 상장과 달리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까지 필요하진 않지만, 주주 보호 방안 마련·주주 소통 및 동의 확인·이사회 결의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에스케이 쪽은 솔리다임 상장 여부에 말을 아끼면서도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외부 투자금 유치가 필요하다면서도 정부 중복 상장 규제의 칼날이 향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천문학적 이익을 올리면서도, 최근 분기 배당금이 주당 375원에 불과해 주주들로부터 ‘츄파춥스 배당’(배당액이 사탕 1개 가격 수준이라는 뜻)이라는 불만을 사는 등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내어 “솔리다임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다단계 중복 상장’ 사례가 된다”면서 “지금은 다단계 중복 상장을 모색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에스케이㈜-에스케이스퀘어-에스케이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기존 3단 중복 상장을 해소할 방법을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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