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의원. ⓒ연합뉴스"저는 전설의 과방위원장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최민희 의원이 밀고 있는 표현이다. 지난 3일 OBS 토론에서 이렇게 밝힌 데 이어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전설의 과방위원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OBS 토론에서 "과방위원장 하면서 그 어렵다는 윤석열의 방송장악 분쇄했다. 시끄러워서 못할 거라는 방송3법 개정했다. 가짜뉴스 징벌적 손배제도 해냈다"며 AI기본법을 처리하고 AI진흥법안을 발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하는 전설의 과방위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민희 의원이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최전선에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적극적으로 청문을 열었고, 류희림과 이진숙 등 미디어기관장들에게 집요하게 물었다.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기습 호선이 이뤄진 날엔 직접 방심위를 찾아 항의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MBC의 논조를 '국민의힘'에 빗대며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키고, 오마이뉴스의 취재를 방해한 보좌진을 두둔하며 오히려 기자를 '조선일보 쪽'이라고 몰아세웠다는 점에서 언론을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 됐다.
주목해야 할 건 최민희 위원장이 '전설'의 이유로 밝힌 법안 처리 '업무 실적'이다 최민희 위원장이 주도한 방송3법은 분명 언론계 최대 숙원사업이었다. 그러나 이 법안을 언론계는 물론 여당 일각의 반대에도 밀어붙인 후폭풍이 거세다. 당사자인 공영방송 종사자부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추천 단체들이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식의 맹점으로 한국교총은 회장을 셀프추천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임명동의제도를 민영 보도전문채널에는 강제하면서 정작 지역방송과 지역MBC를 제외한 이유는 명쾌히 설명되지 않는다. 자동임명 조항으로 인해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공영방송 이사 후보가 자동 임명되는 일도 발생했다.
▲ 2024년 7월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최민희 의원과 류희림 방심위원장. 사진=박재령 기자정보통신망법은 백보 양보해서 시행 취지를 선의로 이해해도 문제다. 플랫폼 규제 사업자를 놓고 시행령 마련 단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을 구독자 '10만'으로 한정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플랫폼 규제 대상 입장을 번복하는 등 혼선도 발생했다. 혐오표현 심의를 정밀한 체계 없이 도입한 탓에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도 당혹스러워 한다. 오히려 심의를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도 받는다. AI기본법은 어떤가. 최민희 후보가 자부하는 AI기본법이 통과된 2024년 12월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는 "고위험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외면한 정부와 국회를 규탄한다"고 했다. 유럽과 달리 '금지 인공지능' 규정이 없고 규제 대상인 '고영향 인공지능 사업자'의 범위는 여전히 협소하며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이 미흡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규제를 보완하기보다는 산업진흥 법안을 추가로 발의한 상태다.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하는 전설의 과방위원장." 그가 업무 성과로 강조한 법안들은 오남용 우려를 면밀히 살피기보다는 통과를 위한 '속도전'이 지나쳤고, 그 결과 각계의 우려를 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우려는 '조선일보 쪽'이나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