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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민영화 불씨 커진다…15.89% 지분 확보한 한화, 인수 향방은?

3월25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월25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영화 가능성이 본격적인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이 최근 빠른 속도로 KAI 지분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경영 참여 기반을 마련한 가운데 KAI의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KAI에 대한 컨설팅 용역 공고를 내면서다.

반면 KAI 노동조합은 한화의 기업결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업계에서는 향후 KAI의 지배구조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 수출입은행, 첫 KAI 컨설팅 용역 공고…민영화 논의 촉각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전자입찰을 통해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입찰은 오는 9월22일까지이며 용역 기간은 3개월이다. 사업 예산은 1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용역은 글로벌 우주항공산업과 국내 산업 생태계를 분석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 주요 우주·항공기업을 분석하고 K-우주항공 앵커기업 육성 방안과 단계별 실행 로드맵, 소요 재원과 조달 방안 등도 검토한다.

특히 수출입은행이 KAI와 관련한 컨설팅 용역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크다. 용역이 오는 12월에 종료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연내 향후 KAI를 포함한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경쟁력과 지배구조 방향을 구체화할 작업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현재 KAI 민영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용역 역시 KAI 매각이나 실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주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 분석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 한화, KAI 지분 15% 넘겼다…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신청

KAI 민영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가장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리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한화시스템은 KAI 주식 336만3353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에 한화시스템의 KAI 지분은 4.98%로 늘었다. 당초 연말까지 KAI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었지만 예정보다 약 4개월 앞서 취득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현재 한화그룹의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한화시스템 4.98%·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로 총 15.89%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율이 15%를 넘어선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한화의 행보는 단순한 지분 투자 차원을 넘어 항공기 체계 종합 역량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상·해상 무기체계에 이어 항공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화는 "향후 정부 등의 주도로 민영화가 공론화될 경우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인수 또는 통합 등 계획 추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KAI 노조 "한화의 경영 참여, 독립성 훼손…기업결합 불허해야"

한화의 지분 확대를 놓고 KAI 내부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AI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문을 내고 공정위는 한화의 기업결합심사를 불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AI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한화와 KAI 사이에 공급자와 경쟁자라는 관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KAI에 T-50 계열 엔진과 KF-21 주요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는 한편 우주사업에서는 KAI와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특히 노조는 한화가 KAI의 주요 주주로 경영에 참여할 경우 구매 과정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급업체인 한화가 고객사인 KAI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KAI가 향후 협력업체를 독립적으로 선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논리다.

우주사업에서도 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초소형위성체계 SAR 검증위성 사업 후속 양산을 두고 KAI와 한화시스템이 경쟁하고 있는 만큼 경영 참여가 이뤄질 경우 입찰가격과 원가, 연구개발 전략 등 경쟁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 KAI 지배구조 향방, 결국 정부 손에

향후 KAI 지배구조의 향방은 한화의 추가 지분 확대 여부와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 처리 방향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KAI는 현재 수출입은행이 26.4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도 8.3%의 지분을 갖고 있어 KAI는 사실상 정부 영향력이 큰 지배구조다.

한화가 KAI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현재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의 지분 처리 방향이 핵심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KAI의 향후 경영권 구도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입은행의 KAI 지분을 어떻게 관리할지와 한화의 추가 지분 확대 여부가 향후 지배구조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현재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 참여를 표방하고 있지만 KAI의 1대 주주는 수출입은행이고 결국 정부"라며 "한화가 1대 주주 이상으로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의 승인과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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