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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실적’ 삼성전자, 주가 반등 열쇠는 주주환원

마이크론 ‘초과 현금 100% 환원’ 발표 후 상승… 삼성전자 ‘매우 이른 시일 공개’ 강조

3월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뉴스1 3월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뉴스1
“삼성전자는 이미 분기 실적 세계 1위를 찍었는데 더는 호재나 실적이 주가 부양에 큰 의미가 있나. 주가가 이 모양인 이유는 결국 주주환원 때문이다. 주주가 피 같은 돈을 투자한 만큼 기업이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게 바로 주주환원이다. 삼성전자는 ‘국민 주식’ 지위는 누리면서 보상은 미미하게 하고 있다. 세계 그 어떤 펀드가 이런 주식에 장기투자를 한단 말인가.”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의 종목 토론방에 삼성전자 주식을 1억 원어치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한 주주가 올린 글이다. 해당 사이트에 가입해 특정 종목 주주로 활동하려면 증권사 계좌 정보를 인증해야 한다. 이 글을 쓴 주주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보이지 못하는 원인으로 ‘미미한 주주환원’을 꼽으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세계 최대 영업이익’에도 주가 하락삼성전자 주가가 7월 급락 이후 박스권에 갇히자 500만 개인투자자는 애간장을 졸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주 조정이 끝나가고 있으며 삼성전자 재진입 기회가 찾아왔다”는 전망과 함께 주가 반등의 핵심 전제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꼽았다. 올해 삼성전자의 기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회사가 ‘매우 이른 시일 안으로(very soon)’ 공개할 예정인 새로운 주주환원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으나 정작 주가는 횡보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영업이익’ 정도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수가 된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밑바닥에 흐르는 인공지능(AI) 투자 피크론도 삼성전자 주가를 누르고 있다. AI 산업 생태계 앞단에 있는 글로벌 빅테크의 설비투자나 현금흐름에서 긍정적 시그널이 나오면 삼성전자 주가도 잠시 반등하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펀더멘털은 문제없는 정도가 아니라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가 횡보의 주된 배경은 ‘심리’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투자 전문가 사이에선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을 지났다는 판단과 동시에 향후 주가 반등 모멘텀은 주주환원 정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8월 6일 낸 보고서에서 “메모리 산업에 나타난 가장 가파른 조정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재진입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향후 주가 반등을 이끌 촉매로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꼽았다.

“삼성전자 주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국내 증권가 시각도 IB와 일맥상통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 11일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차익실현과 수급 부담으로 크게 조정받았지만 영업 환경과 산업 전망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며 “현 구간을 저점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3.9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6배로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게 주된 근거다. 이어 김 연구원은 “올해는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시작 단계이며, 본격적인 환원 정책은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메모리 업황 개선과 견조한 현금 창출력이 맞물리며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주환원 정책이 메모리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는 근거가 있다. 동종 업계 후발 주자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키옥시아 사례다. 마이크론은 6월 실적 발표 당시 주주환원 기준인 ‘초과 현금 100%’와 구체적 시점인 ‘올해 12월 9일’을 밝혔고, 이는 주가 반등으로 이어졌다. 키옥시아는 7월 실적 발표에서 기대에 못 미친 영업이익을 발표했음에도 “8월 3일∼10월 30일 최대 8000억 엔(약 7조1000억 원)을 투입해 자사주 3000만 주를 매수하겠다”는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자 주가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여기서 마이크론이 주주환원 기준으로 밝힌 ‘초과 현금’은 전체 잉여현금흐름(FCF)에서 향후 투자에 필요한 비용 등을 제외한 것으로, 기업 판단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 키옥시아가 주주환원에 투입하기로 한 8000억 엔의 경우 어디까지나 최대치인 데다,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는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이 구체적인 기준과 시점 등 주주환원에 대한 액션 플랜을 밝힌 게 투자자들의 긍정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년간 삼성전자는 3년마다 FCF 60조 원의 절반인 30조 원을 매년 10조 원씩 고정적으로 배당했다. 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2027∼2029년 FCF가 6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FCF 전망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향후 삼성전자의 연간 배당 규모는 최소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삼성전자 주주는 회사에 기존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압박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액트는 45조5000억 원 넘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임직원 성과급 상한 설정 등을 요구하며 개인투자자들을 결집해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FCF가 약 91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기존 주주환원 기준인 ‘FCF 50%’를 적용해도 최소 45조5000억 원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써야 한다”는 게 해당 단체의 주장이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8월 11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저평가된 주된 이유는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 특히 외국인투자자 사이에서 믿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에게 단순한 배당이 아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이익을 환원하고, 그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을 하루빨리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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