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특별법 위반 확인되면 법적 대응"…靑 "왜곡·폄훼 엄단"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 토론회가 고성과 물병 투척, 몸싸움 등으로 얼룩졌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논란을 우려해 사전에 행사 취소를 권고했지만 이 의원이 강행하면서 정치권의 공방도 확산하고 있다.
이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새역사국민운동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다.
이영훈 대표는 이날 "앞으로 자유민주 우파세력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될 정도로 강력한 힘, '딥스테이트'(Deep State·막후 권력자들)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며 "딥스테이트가 형성되는 결정적 계기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소요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해마다 5·18이 닥쳐오면 5·18에 관한 역사적 담론을 장악한 정치세력이 소리 높여 민주항쟁 정신을 외치고, 모든 국민이 경의를 표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5·18 묘지를 참배하는 현실이 지난 46년간 이어졌다"며 "좌파세력이 독점하는 이 문화권력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가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발제자로 나선 주동식 전 국민의힘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호남과 주사파는 서로 약점을 커버해주는 순망치한 관계였다"며 "호남은 특유의 전근대성, 낙후 등 부정 이미지를 주사파의 중심 대중인 청년학생들의 젊음, 참신함, 선진적 이미지로 커버했다"고 주장했다.
김용삼 펜앤마이크 기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5·18 당시 '살인마'로 규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5·18 당시 광주 지역 향토방위사단장이었던 정웅 전 의원 등이 초동 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시위가 격화했다는 주장도 했다.
발표가 진행되자 현장에서는 내용에 반발하는 참석자들의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아직도 5·18을 인정하지 못하느냐", "살인자 전두환" 등을 외쳤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물병을 던지고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경찰이 출동했고 행사는 여러 차례 중단됐다.
이 의원은 "이런 소란 사태로 행사가 중단되도록 하는 것이 특정 세력의 목표"라며 토론회 중단을 요구하는 참석자들에게 자리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선 안 된다"며 "불편한 질문이 나올 수 있지만 학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토론회 개최 전부터 논란을 우려해 이 의원에게 행사를 열지 말 것을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내 관계자는 "정점식 원내대표 지시에 따라 '개최하지 말라'고 권유했으나 이 의원이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당이 관여하는 행사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의원들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 입구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폄훼하지 말라"며 항의하고 있다. photo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이 의원에 대한 징계와 제명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를 5·18 민주화운동 폄훼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천박하고 저열한 시도를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며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을 예고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도 "국회의원은 반민주, 반헌법적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차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5·18 관련 단체도 반발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숭고한 5·18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자격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의원은 5·18을 부정하거나 폄훼하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기념재단은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을 증거 자료로 수집하고 있다며 5·18 특별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행위에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킨 명실상부한 민주화 운동"이라며 "민주화 운동에 대해 혹여라도 왜곡하고 폄훼하는 모든 시도는 사회적으로 엄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 등이 있다면 이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