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KDB생명 인수 계산서]① 한국투자금융, 우협 선정…보험업 진출 포석

한국투자금융의 KDB생명 인수 배경과 득실, 향후 과제를 살펴봅니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보험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생명보험 라이선스뿐 아니라 기존 영업조직과 판매채널까지 확보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증권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투자금융이 새로운 영역인 보험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한투를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협 선정 이후에는 실사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금융당국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우협 선정이 최종 인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거래 종결까지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생보 라이선스에 759명 설계사 확보먼저 한투는 지난해부터 보험업 진출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장에 나온 보험사들을 폭넓게 살펴왔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놓고 사업 진입 가능성을 따져왔으며 올해 3월에도 보험업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특정 회사를 인수 대상으로 확정한 상태는 아니었다.

한투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 시점과 관련해 "보험사를 연내 인수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렇다고 올해로 딱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험업 진출을 추진해온 것은 맞으나 인수 시점을 특정 연도로 못 박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투가 점찍은 KDB생명의 강점을 살펴보면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온 '현재 진행형'의 생보사라는 점이다.

보험업에 새로 진출하려면 생명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설계사를 모집하고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외부 판매채널을 확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한투가 KDB생명을 인수하면 이 같은 초기 구축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2월 말 기준 전속 설계사는 759명이다. GA를 활용한 판매채널도 구축돼 있다. 생보 라이선스와 기존 보험계약에 더해 전속 설계사 조직과 외부 판매망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KDB생명의 영업조직망 /자료=KDB생명 2025 결산보고서 KDB생명의 영업조직망 /자료=KDB생명 2025 결산보고서
무엇보다 보험 영업에서 판매조직은 단기간에 만들기 어려운 자산이다. 설계사 모집과 정착에 시간이 필요하고, GA와 판매 제휴를 확대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이미 영업 기반을 갖춘 회사를 인수하면 신규 진입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 기존 보험사 인수를 두고 "돈으로 시간을 산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투 입장에서는 KDB생명의 라이선스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759명의 전속 설계사와 GA 판매채널, 기존 보험계약을 함께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조직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보험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다.

KDB생명의 사업 규모도 한투가 확보할 수 있는 기반 가운데 하나다. 올해 3월 말 총자산은 16조5576억원이다. 새로 보험사를 설립하는 경우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자산과 계약 기반을 인수와 동시에 갖추게 된다.

한투가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증권 중심의 사업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한국투자증권과 자산운용 등 기존 금융사업에 보험이 추가되면서 금융그룹 내 사업 영역이 넓어진다. 보험상품과 기존 금융상품의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향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16조 자산까지 품는 셈…진입 장벽 낮췄다한투의 KDB생명 인수의 의미는 라이선스와 영업조직에만 그치지 않는다. 16조5000억원대 총자산을 보유한 기존 생보사를 편입하면서 보험계약과 자산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보험업에 처음 진출하는 한투로서는 사업 기반을 처음부터 쌓는 것과 비교해 시장 진입 과정이 짧아질 수 있다.

특히 보험사는 고객과 계약을 장기간 관리하는 사업 특성상 기존 계약 기반의 가치가 크다. 신규 진입자가 단기간에 동일한 규모의 계약과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KDB생명이 이미 보유한 보험계약과 영업조직은 인수 이후 사업을 전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투는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저축은행·캐피탈 등 금융사업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생보사가 추가되면 금융지주 내 보험업이라는 새로운 사업축을 갖게 된다.

생보사의 장기자금과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연결할 가능성도 향후 검토할 수 있는 영역이다. 생보사는 보험료를 기반으로 장기간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자산운용과 연계할 여지가 있다. 보험 고객의 금융 수요를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연결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한투가 구체적인 계열사 간 시너지 방안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아직 최종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인수 이후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는 게 한투 측 설명이다. 이번 거래에서 당장 확인되는 효과는 기존 생보사의 라이선스와 자산, 영업 기반을 확보한다는 데 있다.

한투의 재무 여력도 보험업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으로 꼽힌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1조91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6% 증가했다. 6월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13조813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2% 늘었으며 이익잉여금은 11조672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투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특정지을 순 없다"면서도 "KDB생명 인수가 마무리되면 지주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2분기 실적 주요 지표 /자료=한국투자금융지주 2분기 실적발표 자료 한국투자금융지주 2분기 실적 주요 지표 /자료=한국투자금융지주 2분기 실적발표 자료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