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제2의 다빈치를 꿈꾸다…KoN, 멀티 플레이어가 꿈꾸는 ‘진짜 예술가’의 정체는? [SS인터뷰 ③]

집시바이올리니스트의 최종 목표, 모든 수식어 뗀다

바이올린 켜고 그림 그리는 ‘경계 없는 예술가’

액터뮤지션 위한 작품 구상 중…후배에 무대 기회 마련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글로벌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지컬 배우 KoN(본명 이일근, 47세)에게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다채로운 예술 분야를 섭렵, 각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인정받은 ‘왕관’과 같은 별칭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KoN의 최종 목표는 수식어를 모두 떼어내는 것이다. 오로지 그의 활동명인 ‘KoN’으로 불릴 날을 꿈꾸고 있다. 그의 음악을 믿고, 그림을 보고, 그의 공연을 통해 KoN의 예술 자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상상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그는 현대사회가 전문화·세분화되면서 한 사람이 여러 예술 분야를 넘나드는 일이 오히려 낯설어진 현실을 이야기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회화와 건축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찾는다.

화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KoN은 현재 국내외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대표 미술·전시 ‘키아프’에 초대받아 작가로서 참여한 바 있다.

극·작곡을 직접 쓰고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그의 꿈 가운데 하나다. 그는 현재 음악과 미술, 퍼포먼스를 한 공간에 결합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다. 이 안에는 후배들을 위한 그의 진심이 존재한다. KoN은 “전시 공간에서 내 음악이 연주되고 퍼포먼스가 함께 펼쳐진다면 그 작품에 또 다른 의미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내일 위한 새로운 무대의 확대…멈추지 않는 한 걸음 ‘더’

KoN이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은 ‘후배’였다.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지만, 마땅히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지 못하는 후배들이 많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실력과 끼를 갖춘 예술가들이 오를 상업적인 무대는 부족하고, 클래식과 뮤지컬 사이에도 여전히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파가니니’의 지속적인 공연을 바라는 이유도 개인적인 성공에만 있지 않다. 후배들의 성장에 있어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는 KoN은 “클래식 연주자에게 앙상블이나 단역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액터뮤지션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작품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파가니니’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KoN은 배우로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에게 주어지는 배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더욱 다양한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마친 뒤 남은 약 3개월 동안에는 개인 싱글 앨범을 준비할 계획이다. 직접 작곡한 앨범으로 다시 ‘음악가 KoN’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가 바라보는 예술가의 인생은 화려한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마라톤이다. 그는 “뜻을 세웠으니 끝까지 가려고 한다”라며 “기력이 다할 때까지 무대에 있고 싶다.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아서 언젠가는 반드시 ‘과거형’으로 ‘나는 살아남았다’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갈 후배들에게 힘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무대에 있는 것을 보면 후배들도 ‘저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힘을 얻지 않을까? 여전히 무대에 설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 모든 수식어 떼고, 결국 남고 싶은 건 ‘예술가 KoN’

6살에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한 KoN은 클래식 무대를 거쳐 집시 음악을 만나고, 재즈와 현대음악을 넘나들었다. 앨범을 직접 만들고 뮤지컬 배우가 됐으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됐다. 이젠 자신의 작품을 직접 쓰고 만드는 예술가의 개척을 꿈꾼다. 그의 행보를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가 원하는 미래는 분명하다.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이름을 넘어 예술가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는 “내 음악과 그림, 글, 공연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과 감동,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일 것 같다”라며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약속할 수 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의 KoN이 바라보는 무대의 끝에는 단순한 바이올리니스트도, 뮤지컬 배우도 아니다. 수식어를 하나씩 벗어던지고 결국 ‘KoN’이라는 이름 자체로 기억되는 예술가다. 나아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후배들이 더 넓고 자유롭게 뻗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내는 선배를 꿈꾼다. KoN의 마라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gioia@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