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이나은과 조진웅, 하영이 ‘이제훈 상대 배우 리스크’라는 한 줄에 묶였다. 하지만 세 논란의 성격과 책임의 주체, 작품에 미친 영향은 같지 않다.
이나은과 조진웅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과거 전력으로 출연작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반면 하영 논란의 출발점은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다.
하영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확인하지 않은 가족사를 방송에서 자랑한 자신의 발언과 이후 대응에 있다. 조상의 행위 자체를 후손에게 묻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제훈은 2021년 SBS ‘모범택시’에서 첫 번째 변수를 만났다. 주연급으로 출연하던 이나은이 에이프릴 전 멤버 괴롭힘 논란과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이며 하차했다.
당시 촬영은 약 60% 진행된 상태였다. 제작진은 표예진을 새로 투입했고 이미 찍은 일부 분량을 다시 촬영했다. 출연 배우 논란이 작품 제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례다.

tvN ‘두 번째 시그널’은 촬영까지 끝냈지만 공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주연 배우 조진웅이 과거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을 인정하고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조진웅과 김혜수,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두 번째 시그널’은 지난해 촬영을 마쳤다. 당초 올해 방송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편성을 확정하지 못했다.
하영의 경우는 결이 다르다.
하영은 내년 방송 예정인 SBS ‘승산 있습니다’에서 이제훈과 호흡을 맞춘다. 전직 변호사이자 현직 사무장인 권백이 이끄는 법률사무소를 배경으로 한 법조 탐정물이다. 하영은 신참 변호사 여심희를 연기한다.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방송 이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친일 행적이 알려졌다. 하영은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냈다.
그는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하영의 하차나 재촬영, ‘승산 있습니다’의 편성 변경은 결정되지 않았다.
SBS 관계자는 “‘승산 있습니다’는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된 상태이며, 촬영 분량이나 구체적인 진행률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인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따라서 ‘승산 있습니다’를 ‘모범택시’나 ‘두 번째 시그널’과 같은 단계의 제작 위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앞선 두 작품은 배우 본인의 논란으로 하차·재촬영과 편성 불투명이라는 실제 변화가 발생했다. ‘승산 있습니다’는 제작진이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다.
이제훈에게 또다시 악재가 닥쳤다는 ‘저주론’은 자극적이다. 그러나 세 사람의 논란을 같은 선상에 놓기 전에 누구의 어떤 행위가 작품에 실제 영향을 줬는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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