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교회 인스타그램 갈무리지난해 대선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방미 중 “예배 시간에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수감됐다”고 주장했던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귀국 뒤 “정치 탄압이 맞다”고 재차 주장했다.
지난 14일 세계로교회 유튜브 채널에는 ‘트럼프 만났더니 극좌파언론들의 반응’이라는 제목의 쇼츠(짧은 영상)가 올라왔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미국을 방문한 손 목사는 지난 7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영상에서 손 목사는 “극좌파 방송에서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인데 정치탄압이라고 포장하고 있다고 방송하는 것을 들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미국 테네시주 월드아웃리치 교회 앨런 잭슨 목사 유튜브 갈무리앞서 손 목사는 미국 기독교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라며 “저 같은 경우 예배 시간에 정부를 비판했다는 것 때문에 5개월 동안 독방에 수감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한겨레 등 언론은 손 목사가 ‘정부 비판’이 아닌 공직선거법과 지방교육자치법을 위반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 전인 지난해 3월과 5월 손 목사를 경찰에 고발한 것도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였음을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무책임한 외교적 자해행위”(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사법체계에 대한 도발”(진보당) 등의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손 목사는 이날도 “설교 시간에 성경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했다고 고발당했다”, “나만 표적으로 삼은 것이며 이는 정치 탄압이 맞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교육·종교적 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그 구성원에 대해 선거운동을 해선 안 된다(85조 3항)고 규정한 현행 공직선거법을 일제의 치안유지법, 나치 독일의 반유대주의법에 빗댔다.
손 목사는 “법이라고 하는 이름 아래 반대파를 숙청하고 탄압하는 것”이라며 일제가 강요한 신사 참배를 거부하다 치안유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돼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를 언급했다. 또 “나치가 유대인들을 죽일 때도 치안유지법, 이런 법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대인에게서 시민권을 빼앗고 유대인이 아닌 독일인과의 결혼을 금지한 ‘뉘른베르크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로교회 인스타그램 갈무리수많은 목사들 가운데 자신만 표적이 됐다는 손 목사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대선 당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동두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비슷한 사례는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5월25일 예배 설교 중 “난 이번에 2번이다. 선거(법) 위반 할란다. 배째라”라고 말한 김 목사는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앞서 불법 선거운동으로 처벌된 서울 송파구의 이아무개 목사와 전남광주 서구의 박아무개 목사가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는 2024년 1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정치와 종교가 부당한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부작용을 방지해 달성하는 공익이 더 크다”는 이유였다.
12·3 내란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 목사는 지난해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와 관련해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보수 성향의 교육감 후보와 대담하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또 21대 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 기도회, 주일예배 등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영상을 상영하는 방법으로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당시 손 목사는 예배에서 “이재명은 끝났다. 이건 우리 믿음의 고백”이라거나 “이재명은 히틀러에 못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손 목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특정 후보에 대한 당선과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 의사와 고의가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목사의 지위를 이용해 신도들에게 조직적·계획적인 부정 선거운동을 하며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멈추지 않고 지속한 점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 목사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2021년 4월에도 교회에서 김영춘 당시 민주당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