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최태원 9440억 ‘일부 주식 지급’ 제안에 노소영 ‘전액 현금’ 고수… 재상고 내막보니

하루 1억3000만원 지연이자 부담
최 회장, 시간 확보 위해 재상고 선택한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줘야 한다는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을 수용하지 않은 데는 구체적 지급 방법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에서는 현금과 주식으로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은 전액 현금 지급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판결이 확정되고도 재산분할액을 이행하지 못하면 하루 1억3000만원 상당의 지연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금 마련을 위한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 회장이 재상고를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달 24일 내려진 파기환송심 판결을 수용해 9년 넘게 지속된 소송을 종결할 생각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상고 기한인 지난 14일까지 약 3주라는 기간 동안 현금 9440억원을 구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보유 중인 SK 주식 일부를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그룹 대주주가 짧은 기간에 대량의 주식을 팔 경우 주가와 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에 현금과 주식을 혼합해 재산 분할금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을 최 회장 측에서 메우고, 주가가 상승해도 늘어난 몫을 별도로 요구하지는 않는 조건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판결의 주문 내용대로 전액 현금으로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판결 확정 이튿날부터 연 5%의 지연 이자를 물어야 할 상황에 처했던 최 회장은 재상고를 거쳐 이자 부담을 피하는 동시에 현실적인 이행 방안을 추가로 살펴볼 시간을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 회장의 변호인단은 재상고 마감 시한을 1분 남겨둔 지난 14일 오후 11시 59분쯤 입장문을 발표하며 재상고 제기 사실을 공개했다.

법조계에선 최 회장이 9440억원 전액에 대해 불복할 경우 재상고 수반 인지대만 수십억 원 상당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재상고심 단계에서 파기환송심 판결의 재산 분할 비율과 금액 산출에 법리적 오해가 포함됐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최 회장이 소유한 SK 주식의 가격 산정 기준 시점을 이혼 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결정했다.

앞서 노 관장은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 6월 26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두 시점 사이 주가가 16만원에서 85만8000원으로 5배 이상 폭등한 상황을 재산 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 노 관장이 SK그룹의 성장과 기업 가치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했음을 인정한 결과다.

결정된 재산 분할 비율은 노 관장 33.3%, 최 회장 66.6%다. 노 관장은 항소심 결정 비율(35%)에 비해 1.7%가량 낮은 수준에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기준 시점 이후의 주가 변동 내역을 분할 비율에 반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 대비 SK 주가가 50만원대로 30% 넘게 떨어진 점도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