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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인재, 키워도 떠나면 소용없다"…지역 정착형 인재 양성 해법은?

8월14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지역 정착형 우주항공 인재양성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8월14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지역 정착형 우주항공 인재양성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우주항공 산업의 성장과 함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지역 기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를 대학 단계부터 양성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지역 정착형 우주항공 인재양성 토론회'에서는 우주항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역 인재 양성 방안과 지역 청년의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적 해법이 논의됐다.

◆ 항공 제조 강점 살려 이제는 우주로…바로 투입 가능한 '현장형 인재' 키워야

이날 토론회 현장에서는 지역 산업과 대학이 연계한 현장 밀착형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박재현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경남의 기존 항공 제조 기반을 활용해 미래 우주경제 시대의 핵심 거점을 선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주산업은 국가 예산이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만큼 우주산업 유치는 곧 지역의 일자리·기업·사업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재다. 현장에서는 우주산업 인력 수요가 늘고 있지만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경상국립대는 한화시스템과 채용연계형 산학장학생 프로그램인 '한화시스템 펠로우쉽'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화시스템에서 요구하는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SCIE 논문을 투고하는 등 일정한 이수 조건을 충족하면 졸업과 동시에 입사할 수 있다.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대학 단계부터 양성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특히 기업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하는 지역 산학 협의체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지역 기업과 기관, 산업체 전문가가 참여해 실무형 현장실습을 확대하고 산학연 연계교육을 통해 우주산업 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내용이다.

박 교수는 "궁극적으로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처음부터 양성함으로써 지역 기업에 취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우수 인재가 지역에 정착하게 하려면…"고부가가치 일자리·정주 환경 개선 필요"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김상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사관리실장은 "우주항공산업은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동시에 10~20년에 걸쳐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야 하는 장주기 산업인 만큼 숙련 인재의 양성과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역 인재 양성과 그들의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맞춤형 실무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주거·생활 인프라 등 정주 여건과 강력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인재들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에서 배운 이론만으로는 현장 재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지역 기업과 대학이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수 인재의 지역 이탈 원인으로 주거와 생활 인프라, 자녀 교육과 문화 환경 등을 꼽으며 지자체와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김영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은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이끌기 어려운 만큼 우주항공 산업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선호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지원도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지역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인력이 더 많은 만큼 중소기업의 채용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학 졸업생이 중소기업에 취업한 뒤 1~3년 만에 대기업으로 이직하면서 중소기업이 의도치 않게 인력 사관학교 역할을 하는 만큼 인력 유출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화도 지역 인재 양성 동참…"지역 정착이 우주산업 생태계 핵심"

이 같은 논의는 최근 기업들의 지역 인재 확보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엔진은 지난 12일 경상국립대·부산대·국립창원대와 동남권 지역 인재 양성 협약을 맺고 기업 맞춤형 AI·우주항공 인재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대에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경상국립대와 창원대에는 계약정원제 석사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한화가 추진하는 영남권 AI·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구축의 일환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앞서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한화가 생각하는 진정한 산업 생태계"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지역 정착형 인재 양성은 대학 교육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 대학에서 키우고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동시에 살기 좋은 거주 인프라까지 갖춰야 인재가 지역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겸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은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국가 주도의 기술 개발을 넘어 산학연관이 긴밀히 연결된 자생적인 산업 생태계 모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재가 지역에 정착하고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새로운 기술과 사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남권은 우주항공 제조 기반이 집적된 우주항공 산업의 핵심 거점"이라며 "이곳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지역 산업 현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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