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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노소영에 '현금+주식' 제안했지만 거절…9440억원 현금 요구

협의 불발에 자금 마련 시간 벌려 재상고…인지대만 수십억대 분석도 ▲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에 재상고한 배경에는 지급 방법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현금에 주식을 더하는 방식의 재산분할을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은 판결대로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달 24일 나온 파기환송심 판결을 받아들이고 9년 넘게 이어진 이혼 소송을 끝내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상고 기한인 지난 14일까지 약 3주 만에 현금 9440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보유한 SK 주식 일부를 처분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그룹 대주주가 단기간에 대규모 주식을 매도할 경우 주가와 지배구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에 일부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주식으로 넘기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발생하는 차액은 최 회장 측이 보전하는 대신, 주가가 오르더라도 상승분은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주문대로 9440억원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최 회장은 다음 날부터 연 5%의 지연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9440억원을 기준으로 하루 이자만 약 1억3000만원에 달한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이자 부담을 피하는 동시에 현금 조달 방안을 추가로 검토할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 대리인단은 재상고 기한을 불과 1분 남긴 지난 14일 오후 11시59분쯤 입장문을 내고 재상고 사실을 알렸다.

재상고에 드는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 9440억원 전액을 다툴 경우 일종의 소송 수수료인 인지대만 수십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재산분할 비율과 액수 산정 방식에 법리 오해가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의 가치 산정 기준일을 이혼소송 사실심인 항소심 변론 종결일, 2024년 4월16일로 정했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이 끝난 지난 6월26일을 기준으로 주가를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2024년 4월16일부터 지난 6월26일까지 SK 주가가 16만원에서 85만8000원으로 5배 넘게 오른 점은 재산분할 비율을 결정하는 과정에 반영했다. 노 관장이 SK그룹의 성장과 기업 가치 상승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 결과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3.3%, 최 회장 66.6%로 정해졌다. 노 관장 몫은 항소심에서 인정된 35%보다 약 1.7%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쳐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 회장 측은 주식 가격 산정에는 2024년 4월16일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이후 발생한 주가 상승은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 가능성이 있다.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 당시 85만원대를 기록했던 SK 주가가 최근 50만원대로 30% 넘게 떨어진 점도 재상고심에서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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