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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내로남불 못 참겠다"…2030 민심 이탈, 이대녀까지 돌아섰다

부동산 '내로남불'에 뿔난 청년들
2030 여성, 보완수사권 폐지에 분노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경제 김범준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경제 김범준

2030세대 민심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 특히 현 정부와 여당의 우군으로 여겨졌던 젊은 여성층의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로 양분되던 청년층 전체가 한꺼번에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에서는 20대 여성의 긍정 평가가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부동산 정책과 세제개편에 대한 반발이 청년층 전반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공통 요인이라면 남녀가 등을 돌린 또 다른 이유는 달랐다.

여성에게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남성에게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안보 인식이 2030세대의 민심 이탈을 부추긴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집과 자산 형성에 대한 좌절은 공통적이지만, 남성은 이미 누적된 민주당 불신에 경제적 실망이 겹쳤고 여성은 일상과 직결되는 안전 문제에서 민주당과 정면 충돌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8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2.7%로 한 주 만에 10.7%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 가장 큰 낙폭이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같은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을 조사한 결과 2030세대의 긍정 평가는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긍정 평가는 27.9%, 30대는 33.2%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2030세대 10명 중 6명이 대통령의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성별로 쪼개면 그동안 이 대통령의 지지 기반으로 꼽혔던 청년 여성층의 변화가 눈에 띈다. 20대 여성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5.8%로 20대 남성(20.5%)과 30대 남성(26.2%)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30대 여성도 40.7%에 그쳤다. 보수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70대 이상 남성의 40.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20대 여성의 부정 평가는 62.7%, 30대 여성은 55.7%였다.

여권 주도로 발의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반발심이 여성층 이탈의 가장 큰 트리거였다. 서울에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다혜 (32) 씨는 “민주당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나 여성의 반대 목소리는 묵살됐다”며 “검찰개혁의 목적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에 대해 국민들은 공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이용자가 중심인 일명 ‘여초 사이트’에서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거센 반발심을 엿볼 수 있다. 2030 여성이 주도하는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한 게시글에 9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라지면 수사 공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에는 “정치권 수사를 막으려다 성폭력 피해자의 구제 수단까지 없애려 한다”, “자기(경찰)들이 놓친 걸 바로잡는 장치(보완 수사권) 없애자는 건 개혁이 아닌 면책 요구”, “좌우 이념 논쟁보다 여성을 먼저 생각해달라”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여기에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가 형소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한 김용민 의원에게 “지옥에나 가세요”라는 글을 남기며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

전문가들은 강성 지지층의 여론을 의식한 민주당이 형소법 개정을 무리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수 세대정치연구소 대표는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며 "정부가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미진하다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커지자, 그 요구를 의식하면서 중심을 잃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율 허위 입력’ 논란도 2030세대의 민심을 자극했다. 이들에게 선거의 투명성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공정’과 ‘기본권’의 문제였고 이에 대한 불신이 청년층을 거리로 불러내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잠실 개표소 시위’에 참가한 김효진(29) 씨는 “국민이 참정권 침해로 받아들이는 사건을 여당과 정부는 일부 극우의 반란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 번도 나를 우파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좌우를 떠나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정권에 돌아선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이 대표는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정책의 한계를 이미 경험했는데,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이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규제하는 데 대한 실망감이 청년층에 상당히 크다"며 "특히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부동산으로 자산을 증축했으면서 청년들에게는 규제와 세 부담을 안겨주는 '내로남불' 태도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2030 남성에게는 정부와 여당의 안보 인식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탈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엔 사관생도들 앞에서 중국 마오쩌둥의 말이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선관위 사태를 통해 자신들이 중시하는 ‘공정’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느끼고 부동산 정책과 세제개편도 공통적인 이탈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남성은 대북·안보 인식, 여성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각자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지지 이탈이 더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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