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1GHz 신형 주파수 무방비…광섬유·AI 드론 대응 한계
국방부 “사업 착수 후 신기술 등장…차세대 대응체계 보완"
◆…대만 타이중시에 위치한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에 군용 드론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통신중국의 드론 전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대드론 방어체계에서 잇따라 기술적 한계가 드러났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감사원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공군기지와 주요 군사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35억5000만 대만달러(약 1572억원)를 들여 구축한 고정형 대드론 방어망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대만 최대 국방 연구기관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이 개발했다. 주요 군사시설 주변에서 드론을 탐지한 뒤 전파를 교란해 무력화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감사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신형 드론이 사용하는 5.1기가헤르츠(㎓) 주파수에 대한 탐지 및 교란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3'의 일부 신호 대역에도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세대 드론 신기술에 대한 대응력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파 교란이 통하지 않는 광섬유 유도 드론이나 인공지능(AI) 자율비행 드론에 대한 방어 능력도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대만 육군이 별도로 추진한 대드론 장비 조달 사업 역시 성능 문제로 좌초됐다. 육군이 9억8000만 대만달러(약 434억원)를 투입해 고정형 대드론 시스템 26대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방산업체 트론 퓨처 테크가 세 차례에 걸친 최종 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지난달 사업이 취소됐다.
웰링턴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은 "탐색레이더와 수동형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제대로 통합하지 못해 다수의 표적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 "사업 착수 이후 등장한 기술" 국방부 해명에 내부 질타 거세
논란이 커지자 대만 국방부는 기술적 한계가 사업 착수 이후 등장한 새로운 위협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드론 사업이 시작된 2021년 이후 중국군의 드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쑨리팡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대부분 해당 사업이 착수된 2021년 이후 새로 등장한 중국군의 기술"이라며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이 이미 신규 주파수 교란 기술을 검증했고 향후 체계 개량을 통해 광섬유·AI 유도 드론 대응 기능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만 내부에서는 국방부의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뤄칭성 대만국제전략학회 집행장은 "사업이 이제 막 완료됐는데 실제 개량이 언제 이루어질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조차 없다"며 "개량이 완료되기 전에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공격해 온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원쥔 국민당 입법위원 역시 "장비의 기술적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기도 전에 구매부터 추진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이 전파 교란에 의존하는 단일 방어체계에서 벗어나 레이더와 각종 센서, 전자전 장비, 물리적 요격 수단 등을 결합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슈샤오황 국가국방안전연구원 선임 분석가는 "광섬유와 AI 기반 드론이 확산할 경우 전파통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전자전과 전파 교란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