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상장폐지 요건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와 시가총액 함량 미달 기업들이 증시 퇴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개정 상장규정이 본격 적용됨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연일 속출하는 모양새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36개 종목이 주가 미달 및 시총 부족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무더기 지정된 이후 대상 기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인지디스플레와 코스피 상장사 에이엔피가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며 지정공시를 냈고, 이어 코스닥 상장사 크린앤사이언스 역시 시총 기준(코스피 300억 원·코스닥 200억 원)을 충족하지 못해 관리종목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관련 사유로 관리종목이 된 상장사는 총 39곳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일주일(10~15일) 사이에만 제이케이시냅스, 케스피온, 일신바이오, 신라섬유, 모아데이타, 베노티앤알, 대동금속, 비투엔 등 8개 기업이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내면서 추가 지정 기업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연쇄 조치는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장규정에 따른 결과다. 개정안은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에 못 미치거나 시총 기준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내에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즉각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달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과 맞물려 상폐 시한폭탄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실제 퇴출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내 상장폐지 규모가 100여 개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기감을 느낀 상장사들은 액면병합과 감자 카드를 동시다발적으로 꺼내 들고 있다. 당국의 상폐 개혁방안이 윤곽을 드러낸 올해 2월 12일부터 첫 관리종목 지정이 이뤄진 8월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만 총 276건(코스피 57건, 코스닥 219건)에 달한다. 전년 동기(12건)와 비교하면 폭증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기술적 조치에 불과한 액면병합으로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바꿀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주식병합 후 신주 상장을 마친 156개사 중 83.3%에 달하는 130개사는 상장일 대비 주가가 재차 하락했다. 펀더멘털 개선 없는 규제 회피용 꼼수는 결국 더 냉혹한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