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ㆍ최고위원 후보자 경기 합동연설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마지막 권리당원 투표 결과인 서울·경기 성적표가 16일 공개된다. 정청래 후보가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막판 역전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실제 권리당원 표심을 놓고 보면 이날의 관전 포인트는 정 후보가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보다 김민석 후보가 서울·경기에서도 과반을 얻느냐에 가깝다.
김 후보는 전날 전남광주·전북 경선에서 57.54%를 얻어 정 후보의 32.65%를 24.89%포인트 차로 앞섰다. 송영길 후보는 9.81%였다. 이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은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52.21%, 정청래 38.14%, 송영길 9.65%가 됐다. 호남 경선 전 1.48%포인트였던 김·정 후보의 격차는 14.07%포인트로 벌어졌다.
서울·경기에는 전체 권리당원의 38.3%인 약 60만명이 몰려 있다. 경기와 서울의 온라인 투표율은 각각 46.74%, 45.31%로 호남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정 후보 측은 높은 투표율과 수도권 우세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역전의 발판을 만들려면 단순한 1위로는 부족하다. 김 후보와 20%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내야 한다.
수도권에서 정 후보의 대승을 예상하는 근거로는 주로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제시된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7~8일 실시한 ARS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가운데 서울 응답자는 정청래 47.6%, 김민석 28.4%를 선택했다. 인천·경기에서도 정 후보가 44.6%로 김 후보의 36.8%를 앞섰다.
같은 기관의 전화면접조사에서는 격차가 달랐다. 전체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에서 정 후보 30.5%, 김 후보 29.6%로 사실상 동률이었다. 호남에서는 전화면접 결과가 김민석 35.2%, 정청래 31.6%로 3.6%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반면 ARS에서는 김민석 58.1%, 정청래 27.9%로 격차가 30.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실제 호남 권리당원 투표 결과는 ARS 쪽에 더 가까웠다.
그렇다고 ARS의 서울·경기 수치를 그대로 권리당원 투표 예상치로 바꾸기는 어렵다. 꽃 ARS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으로 분류된 지역별 응답자는 서울 80명, 인천·경기 192명, 호남 70명이었다. 전체 조사에 제시된 ±3.1%포인트의 표본오차를 이들 지역별 조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더욱이 조사 대상은 권리당원이 아니라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거나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일반 유권자다.
실제 경선 결과와 어긋난 사례도 있다. 꽃이 7월 31일~8월 1일 실시한 ARS 조사에서는 충청권에서 정 후보가 48.0%로 김 후보의 29.2%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실제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 후보가 45.05%, 정 후보가 44.61%를 얻어 순위가 뒤집혔다. 소규모 지역별 여론조사만으로 권리당원 표심을 예측할 때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보여준 사례다.
여론조사꽃의 기관효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마이뉴스가 2023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단위 정당지지도 조사 1374건을 분석한 결과 꽃의 민주당 지지율은 조사기관 전체 평균보다 8.2%포인트 높았다. 조사기관에 따라 특정 정당 지지율이 지속해서 높거나 낮게 나오는 이른바 ‘하우스 이펙트’다. 다만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기관효과와 당대표 후보 가운데 정 후보 지지가 높게 나오는 현상을 동일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외부 조사는 17일 발표되는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가늠하는 자료에 가깝다. 민주당의 공식 국민여론조사 역시 무선 RDD 방식의 ARS로 진행되며 역선택 방지를 위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한다. 2개 조사기관이 각각 최종 응답자 2000명을 확보해 전체 결과의 30%로 반영한다.
최근 같은 조건으로 실시된 조사들도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일방적으로 앞선다는 결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무당층 가운데 서울에서 김민석 39.9%, 정청래 34.5%, 인천·경기에서는 김민석 45.5%, 정청래 40.3%로 김 후보가 앞섰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는 서울은 김 후보가, 인천·경기는 정 후보가 우세했다.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는 두 지역 모두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맞붙었다.
이를 종합하면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가 50% 이상을 얻어 대승할 것이라는 전망보다 김 후보가 50% 안팎을 얻으며 누적 과반을 유지하는 시나리오가 실제 투표 흐름에 더 가깝다. 김 후보가 서울·경기에서 과반을 얻는다면 권리당원 투표 단계의 승부는 사실상 굳어진다. 과반에 조금 못 미치더라도 누적 득표율 50%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16일 공개되는 것은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 결과다. 대의원 투표와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를 합산한 최종 1순위 득표율은 17일 공개된다. 합산 결과 어느 후보도 과반을 얻지 못하면 송 후보 지지자의 2순위 표가 이전된다. 여러 조사에서 송 후보 지지층의 2순위 선택은 김 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 김 후보가 이날 서울·경기에서 과반을 기록할지가 마지막 순회경선뿐 아니라 선호투표까지 가지 않고 승부를 끝낼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