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침수 피해 속 복구 난항… 추가 산사태 우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산사태가 나자 119구조대원이 토사를 걷어내며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주민 2명이 다쳤다. 경남소방본부 제공"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토사가 창문을 깨고 들어왔습니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밤새 쏟아진 극한호우가 아파트와 상가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야산에서 밀려든 토사와 부러진 나무가 아파트 저층부와 주차장을 뒤덮었고, 물이 빠진 상가에서는 주민과 상인들이 진흙과 쓰레기를 쓸어내느라 분주했다. 빗줄기가 이어져 복구 작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산사태는 이날 새벽 옥포동 한 아파트 저층부를 덮쳤다. 토사와 나무가 아파트 1층 베란다를 파고들면서 20대 남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토사에 둘러싸인 집 안에 갇혔다가 구조된 주민 2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고 뒤 아파트 2개 동 150여 가구에는 대피 명령이 발령됐다.
산사태 현장에는 폭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깨진 유리창과 집기류가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고, 나뭇가지와 흙더미가 출입구와 주차장을 메웠다. 추가 붕괴 우려로 출입을 제한하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불안도 가시지 않았다.
옥포동 상가도 흙탕물과 토사가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점포 안으로 물이 들어차 유리창과 집기 등이 망가졌고, 상인들은 젖은 물건을 밖으로 꺼내고 바닥에 쌓인 진흙을 퍼내며 복구에 매달렸다.
피해는 산사태가 난 아파트와 상가에 그치지 않았다. 산에서 쓸려 내려온 돌과 토사가 도로 곳곳을 뒤덮었고, 불어난 물로 통행에도 차질을 빚었다. 옥포운동장은 빗물에 잠겼고 거제소방서 인근 도로도 침수돼 차량 통행을 제한했다. 옥포동을 비롯한 거제시 곳곳에서 주택·차량 고립 신고까지 잇따르자 소방당국은 구조와 대피 작업을 이어갔다.
광복절 연휴 사흘 동안 거제시에는 8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이날도 강한 비가 이어지면서 추가 산사태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 복구 현장에는 중장비가 투입됐지만 토사량이 많은 데다 지반까지 약해져 완전한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산사태가 난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야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와 나무가 뒤엉켜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17일 경남 거제시에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져 주택가가 침수된 가운데 소방대원이 구조보트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