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아파트 산사태로 1명 숨져
17일 오전 0시29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쓰러진 나무가 도로 통행을 막자 소방대원들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광복절 연휴 사흘간 부산과 경남 남해안 일대에 최대 8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져 1명이 숨지고 도심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자정부터 이날 오전까지 거제의 누적 강수량은 805.7㎜에 달했다.
이어 통영 671.9㎜, 부산 가덕도 435.5㎜, 부산 강서구 389.4㎜, 사천 334.5㎜, 남해 243.0㎜ 등 남해안 벨트 전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집중됐다.
특히 거제에서는 시간당 최대 124.5㎜, 부산 가덕도에서도 오전 4시쯤 시간당 101.5㎜의 ‘물폭탄’이 쏟아져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밤사이 쏟아진 폭우는 결국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이날 새벽 4시 30분쯤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쏟아져 내린 토사가 아파트 1층 세대를 덮쳤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흙더미에 매몰된 주민 3명을 긴급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심정지 상태였던 1명이 숨졌고, 2명은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 도심과 저지대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거제 아주동 예솔마을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회진마을 등 침수로 고립된 저지대 주민들을 향해 고무보트 구조 작업이 펼쳐졌다. 거제 외간초 등 4개 학교와 통영중학교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거제 명진터널 양방향과 상동교차로, 사곡지하차도 등 주요 간선도로가 줄줄이 통제됐다.
부산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소방재난본부에는 축대 붕괴, 침하, 침수 등 총 50건의 안전조치 신고가 접수됐다.
새벽 사이 부산진구 연지동, 강서구 동선동, 사하구 하단동 주택가가 빗물에 잠겼고, 해운대구 중동과 서구 암남동 상가 지하가 침수됐다.
사하구 당리동에서는 쏟아진 토사에 담벼락이 무너졌고, 부산진구 개금동에서는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졌다. 지반 약화로 붕괴 위험이 커지자 동구·영도구·사하구 일대 주민 수십 명이 경로당 등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낙동강 구포대교 수위 상승에 따라 주요 하상도로와 온천천 산책로 등 시내 40여 곳의 통행도 전면 차단됐다.
기상청과 재난 당국은 “사흘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산지와 급경사지 지반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라며 “추가 산사태와 축대 붕괴, 저지대 침수 우려가 매우 높은 만큼 위험 지역 주민들은 재난 안내에 따라 즉시 대피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