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씨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배우 하영(본명 안하영) 씨 증조부인 안상호의 과거 친일 행적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오는 12월 16년 만에 재출범을 앞둔 ‘제2기 친일재산조사위원회’의 조사 범위와 환수 실효성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1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상호의 조사 대상 포함 여부에 대해 “당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중대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1006명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2기 위원회에서도 실제 조사 대상이 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친일재산귀속법)은 지난 2005년 12월 제정된 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1기 위원회가 가동됐다.
당시 1기 위원회는 약 2400억원 상당의 친일 재산을 국가로 귀속시켰으나 진상규명위가 지목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006명 중 재산 환수가 결정된 인물은 160여 명에 그쳤다.
이 전 관장은 은닉 재산 추적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법적으로는 부동산뿐 아니라 현금, 예금, 금괴, 고서화 등도 친일 재산에 포함되지만, 수사권이 없어 후손들이 감추거나 은닉하면 현실적으로 추적할 방법이 없었다”며 “국가 귀속 결정 시 후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큰 난항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환수 대상이었던 친일파 이해승의 후손은 소송 끝에 일부 토지를 되돌려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기 친일재산조사위 재출범과 함께 친일재산귀속법 개정 추진을 공식화했다. 개정안에는 후손들이 제3자에게 이미 매각하거나 현금화한 친일 재산에 대해서도 부당이득을 추적해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대폭 보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기 위원회 출범 시 최소 325억원 이상의 친일 재산을 추가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데 대해, 이 전 관장은 “1기 때도 2400억 원 규모를 환수할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다”며 “각종 제약 속에서도 성과를 냈던 만큼 2기 위원회가 출범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 봐야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