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주가 하락분 보전" 혼합 지급 제안했으나 평행선…결국 재상고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재상고 여부는 당사자와 기업 관계자들은 물론 경제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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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6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 회장측은 어떤 식으로든 9년여 끌어온 소송을 마무리 짓고 개인사를 둘러싼 불가측성을 해소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최 회장측은 왜 끝내 재상고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금액을 어떻게 지급할 지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탓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당초 파기환송심 결정대로 9440억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파기환송심 이후 3주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조달을 위해서는 최 회장의 SK㈜ 지분 일부 매각이 불가피한 데 국내외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이 문제였다. 대주주가 지분을 대량 처분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변동성이 큰 국내 주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에 주식과 현금을 적절히 섞어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사실상 ‘현금’에 준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주가가 하락하면 떨어진 차액을 보전해주되 상승할 경우 수익은 노 관장의 몫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이 전액 현금 지급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노 관장 측의 강경한 입장이 확인됨에 따라 최 회장 측으로서는 대법원 재상고를 통해 파기환송심이 대법원의 기존 파기환송 취지를 재산분할 비율 등에 충실히 반영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파기환송심이 재산분할 비율과 액수를 산정한 방식이 될 전망이다.
파기환송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가격 산정 기준 시점을 이혼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인 지난 6월 26일을 기준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2024년 4월 당시 약 16만원이던 SK 주가가 지난 6월 85만 8000원까지 5배 넘게 오른 사정을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는 반영했다. 판결 액수가 1조원에 육박하는 배경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혼인 기간 SK그룹의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에 일부 기여했다고 보고 재산분할 비율을 노 관장 33.3%, 최 회장 66.6%로 판단했다. 최 회장측은 재상고심에서 기준 시점 이후 주가 변동 상황을 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최근 기업 가치가 큰 폭으로 커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SK 반도체 사업에 노 관장의 기여가 없었음에도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요구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SK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를 3조 4267억 원에 인수할 당시 노 관장은 부정적 입장을 여러차례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강력한 인수 의지를 갖고 밀어붙일 당시 노 관장은 그룹내 주요 경영진들에게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다 같이 죽는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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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스1 |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소송 결말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는 이제 대법원의 판단만 남았다. ‘세기의 소송’으로 불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SK그룹의 미래와 국내외 시장은 또 한 차례 출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