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6개 시‧군 가뭄 벗어나…거제 저수율 28%에서 73%로 급상승
광복절 연휴 3일간 경남 남해안 일대에 8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건물·학교 침수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거제에서는 17일 새벽 6시간 만에 500㎜가 넘는 기습적인 극한 호우가 쏟아져 아파트 저층이 토사에 묻혀 주민 1명이 숨지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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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도로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흙탕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17일 기상청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거제시의 누적 강수량은 813㎜에 달했다.
특히 이날 새벽부터 비구름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거제 장평동 일대에는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6시간 동안에만 508.8㎜의 폭우가 퍼부었다.
오전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에는 124.5㎜, 오전 3시 이후에는 시간당 110㎜가 넘는 기록적인 극한호우가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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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주택가에서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와 나무 등이 건물 출입로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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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경남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 송정터널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한 차량이 흘러 내린 토사에 파묻혀 있다. 뉴스1 |
쏟아져 내린 토사가 아파트 저층을 덮치면서 주민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결국 숨졌고, 2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비슷한 시각 통영시 산양읍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매몰됐다 구조되는 등 이번 폭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와 주민 불편도 이어졌다. 거제시내 점포 유리창이 깨지거나 거센 물살에 도로 아스팔트가 뜯겨 나갔으며, 택시 운행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거제 장평동 등 8개 지역에서 82명의 주민이 대피했고, 이 가운데 50명은 아직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교육 시설 피해도 심각하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거제 외간초·장평초·거제애광학교 등 6곳과 통영 중·고교 및 유치원 6곳 등 총 12개 교육시설에서 건물과 운동장이 물에 잠기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도교육청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예비비 등을 긴급 투입해 신속한 응급 복구에 나섰다.
지자체의 대응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경남도는 전날 밤 거제 전 시민을 대상으로 선제적 안전 대피 권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데 이어 17일 18개 전 시‧군에 ‘2차 피해 방지’ 특별지시를 내렸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산사태 피해 현장인 옥포동 아파트와 주민들이 대피한 옥포성지중학교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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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연초면에서 집중호우로 흘러내린 토사에 발이 빠져 움직이지 못하던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
비록 남해안 지역에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겼지만, 이번 집중호우는 경남 전역을 짓누르던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7일 기준 경남 18개 시군의 농업용수 평균 저수율은 41.5%로, 연휴 전인 14일(32.2%) 대비 크게 올랐다.
특히 800㎜가 넘는 폭우가 내린 거제의 저수율은 14일 28.7%에서 17일 73.6%로 급상승해 평년 수준(78.2%)을 회복했다. 이로써 거제·통영·사천·고성·남해·창원 등 호우가 집중된 남해안 6개 시군은 가뭄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산사태나 침수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예찰과 사전 통제를 지속할 것"이라며 "지반이 많이 약해진 만큼 위험 지역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