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어 집기와 시설물 등이 파손돼 있다. 2026.8.17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한 주택가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와 나무 등이 흘러내리고 안전펜스가 무너져 있다. 2026.8.17 [경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부터 17일까지 광복절 연휴 사흘간 경남 남해안에 8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500㎜ 가까운 이상 극한 호우가 쏟아진 거제시에서는 1명이 숨지고 2명이 구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17일 오전 4시 42분께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 아파트 1층을 덮쳤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구조대는 주민 2명을 구조하고 심정지 상태 주민 1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심정지 상태 주민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고현동, 수월동, 옥포동, 일운면, 둔덕면 등 거제시 곳곳 고립된 주택·차량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119 신고가 20건 넘게 들어왔다.
거제시 곳곳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도로가 폐쇄되거나 차량 통행이 어려운 곳이 많아 신속한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명진터널~신현1교 삼거리는 산사태로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또 경남 고성군 고성읍에도 시간당 50㎜의 강한 비가 쏟아져 침수가 우려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한 주택가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흘러내린 토사와 나무가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2026.8.17 [경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어 집기와 시설물 등이 파손돼 있다. 2026.8.17 거제에는 17일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호우’가 내렸다.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2001년 7월 5일 기록된 96.5㎜였다.
이날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도 오전 2시 59분부터 1시간에 101.5㎜ 비가 쏟아졌다. 올여름 들어 1시간 100㎜ 호우는 이번 거제와 가덕도에서 처음 관측됐다.
경남 통영엔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 비가 내렸는데 1968년 1월 1일 통영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에 해당했다.
거제와 통영엔 이날 들어 오전 10시 12분까지 각각 539.3㎜와 390.4㎜ 비가 내렸는데 모두 각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하루 내린 비로는 가장 많았다. 비가 완전히 그치지 않아서 일 강수량기록은 늘어날 수 있다.
강수가 시작한 지난 광복절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거제 810.2㎜, 통영 678.9㎜, 가덕도 435.5㎜, 제주 한라산(남벽) 375.5㎜ 경남 사천(삼천포)과 고성 353.5㎜와 334.0㎜ 등 남해안과 제주산지에 많은 비가 쏟아진 것이 확인된다. 거제와 통영 평년(1991∼2020년 평균) 여름 강수량이 935.1㎜와 728.8㎜로 이를 고려하면 두 지역엔 여름 한 철에 내릴 비 90%가 사흘 만에 내린 셈이다.
제13호 태풍 돌핀이 약화한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접근해 북동진해를 지나가면서 남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왔다.북반구에서는 저기압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바람이 불었고, 이 바람이 지형과 충돌하는 남해안과 제주에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이어지고, 영남과 제주는 밤까지 가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내릴 비의 양은 부산·울산·경남남해안·경남동부내륙 30∼80㎜(경남서부남해안 많은 곳 100㎜ 이상), 경남내륙(동부내륙 제외)·경북남동부·울릉도·독도·광주·전남·제주 20∼60㎜, 대전·세종·충남·전북·대구·경북 5∼40㎜, 충북 5∼30㎜, 수도권 5∼20㎜, 강원남부 5∼10㎜, 강원중·북부 5㎜ 안팎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들어서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소나기가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연초면에서 집중호우로 흘러내린 토사에 발이 빠져 움직이지 못하던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2026.8.17 [경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집중호우가 계속되자 지역 양대 대형조선소는 노동자들에게 출근이 불가하다고 안내하거나 출근 대기를 통보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오전 전사방재종합상황실을 통해 “집중호우로 인한 거제 관내 도로 통제 중으로 출근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삼성중공업도 특근 노동자들에게 “출근하지 말고 대기해달라”고 안내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집중 호우에 사업장 주변 도로 통행도 불가능해지면서 휴일인 17일 출근을 하는 인원에게 출근 대기를 전파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조업이 중단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집중호우로 삼성중공업 일부 도크가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경남 거제시 등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자 “소방청, 경찰청,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은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고립 주민대피 등 인명 구조에 전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어 “대피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임시 대피소 운영 등 구호 지원에 최선을 다하라”며 “관계자들은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또 “현장에서 구조활동 중인 소방공무원의 현장 활동 시 2차 사고 발생 방지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덧붙였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장평동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2026.8.1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