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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본, KAT '흡수합병'…3세 신사업 힘싣기

/사진=한국카본  /사진=한국카본 


한국카본이 한국항공기술케이에이티(KAT)를 흡수합병한다. 표면적으로는 경영 효율성 목적의 단순한 자회사 정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KAT가 오너 3세 조연호 사장이 직접 관리해온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후계자의 경영 기반을 모회사로 확장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카본은 △한국글로벌솔루션 △에이치씨네트웍스 △립스 △한국항공기술케이에이티(KAT) 등 4개사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전원이 찬성하면서 4개사는 한국카본에 흡수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KAT다. KAT는 민·군을 아우르는 유·무인 항공기 개발업체로 한국카본이 미래 항공 모빌리티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항공기 전문 계열사다. 특히 한국카본이 강점을 가진 탄소복합소재 기술을 항공기와 무인기 제작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미래 성장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특히 한국카본과 KAT는 탄소복합소재 기술로 서로 연결돼 있다. 한국카본은 원래 LNG 보냉재 등을 중심으로 탄소복합소재를 설계·가공하는 기술을 축적해왔고 이 기술을 항공 분야로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KAT를 활용했다. 한국카본의 소재 기술을 실제 항공기 제작으로 연결하는 다운스트림 역할인 셈이다.

이번 합병의 궁극적인 배경도 이와 관련됐다. 지금까지는 한국카본이 소재를 담당하고 KAT가 이를 항공기 개발·제작으로 확장하는 계열사 간 밸류체인이었다면 흡수합병 이후에는 이를 하나의 회사 안에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한국카본 입장에서는 탄소복합소재의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항공 모빌리티라는 다운스트림 사업까지 직접 사업영역으로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

실제 이날 이사회에서도 양사의 사업적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언급됐다. 이사회 논의 내용에는 "당사의 소재와 KAT의 무인항공기 사업 간 유기적인 역량 결합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명시됐다.

아울러 이번 합병은 조 사장의 승계 행보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AT는 조 사장이 직접 대표를 맡아 경영해온 회사이자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경영 기반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조 사장은 2023년 KAT 대표에 올랐으며 이듬해 부친 조문수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KAT 경영을 사실상 홀로 이끌어왔다. 그러다 올해 초 한국카본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후에는 두 회사의 경영을 동시에 맡아왔다.

그동안 KAT는 조 사장이 독립적으로 경영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회사였다. 하지만 동시에 사업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는 한계도 있었다. 실제 KAT의 지난해 매출은 약 5억원 수준으로 사실상 연구개발 수준의 단계로 평가된다.

다만 탄소복합소재를 활용한 항공·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KAT가 보유한 기술과 인력은 그룹 차원의 성장사업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더욱이 한국카본과 KAT 모두 조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어 사업과 경영을 하나로 묶는 데 따른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흡수합병이 완료되면 KAT의 자산·부채·계약관계 등이 존속회사인 한국카본에 승계돼 별도 법인이 아니게 된다. 따라서 이후 KAT 사업에 필요한 설비투자, 연구개발, 운전자금 등을 한국카본의 자금으로 집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KAT는 항공 복합소재부터 무인항공기·도심항공이동수단(UAM) 설계, 제작, 시험까지 하는 사업이라 향후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금 투입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조 사장에게는 KAT에서 쌓은 경영 경험을 한국카본에서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물론 단기간에 실적 기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KAT는 아직 매출 규모가 작고 항공·무인기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의 당장 효과는 실적보다 사업과 자금 의사결정의 일원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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