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플랫폼 선점 나선 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부문 수석 이사가 지난 4월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AI 시대 리더십: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오는 8월 1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양재 연구개발(R&D) 캠퍼스에 구축 중인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한다. [사진 연합뉴스]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다음 먹거리로 로봇을 정조준하고 있다. LG그룹과 손잡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부터 AI 모델, 안전 시스템까지 공급하며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는 1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양재 연구개발(R&D) 캠퍼스에 구축 중인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한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로보틱스 분야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이 주목받는 것은 LG와 엔비디아가 로봇 개발 전반에 걸친 협력을 본격화한 직후 이뤄지기 때문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본사에서 만나 로봇과 AI팩토리, 모빌리티 등을 아우르는 전략적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력의 중심에는 휴머노이드가 있다. LG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의 핵심에는 엔비디아 기술이 대거 들어간다.
로봇의 온디바이스 연산을 담당하는 ‘두뇌’에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가 탑재된다. 인간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행동하도록 학습시키는 데는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를 활용한다. 로봇의 물리적 안전과 시스템 보안을 담당하는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도 적용된다.
LG는 로봇의 몸을 채운다. LG전자의 액추에이터와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 그룹 계열사의 기술을 결집한다. 엔비디아가 로봇의 두뇌와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LG가 실제 움직이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형태다.
엔비디아가 로봇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AI의 다음 격전지로 피지컬 AI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 매출의 대부분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에서 나오지만 회사는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직접 움직이는 로봇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수조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회”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전략은 AI 반도체 하나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로봇용 컴퓨팅 플랫폼과 AI 모델, 시뮬레이션·학습 환경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제공하는 ‘풀스택’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와 지난 6월 발표한 AI팩토리 역시 로봇과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AI를 훈련하고 시뮬레이션·검증·배포하기 위한 인프라다.
LG도 엔비디아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활용하는 동시에 실제 제조현장에서 확보한 로봇 데이터와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