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동 아파트 1층 토사 덮쳐…주민 100여명 산사태 위험에 긴급 대피
하천 범람·저수지 월류 위험까지…정부, 중대본 비상 1단계 가동
거제시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도로가 침수된 상황이 속속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고 있다. photo 스레드경남 거제에 광복절 연휴 사흘 동안 80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주민 1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한때 시간당 120㎜가 넘는 '재난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천 범람과 저수지 월류 위험까지 커졌고,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17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2분께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산에서 쏟아져 내려온 토사가 아파트 1층을 덮치면서 주민들이 매몰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토사에 매몰된 주민 2명을 구조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주민 1명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거제시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photo 스레드거제에서는 지난 15일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782.5㎜에 달했다. 통영에도 628.9㎜, 부산 강서에는 428.5㎜가 내렸다. 특히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거제에 400㎜가 넘는 비가 집중되면서 피해가 급격히 불어났다.
빗줄기도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거제의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124.5㎜를 기록했다. 부산 강서에서도 시간당 101.5㎜, 통영에서는 97.4㎜의 비가 관측됐다. 시간당 100㎜는 도로와 하천의 배수 능력을 순식간에 넘어설 수 있는 재난 수준의 폭우다.
거제시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도로가 완전히 침수된 상황. photo 스레드폭우가 한밤중과 새벽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거제 곳곳에서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거제시는 이날 오전 2시 10분께 산사태와 하천 범람 위험을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를 거제 전역에 보내 시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요청했다.
침수와 산사태 우려로 주민 대피도 잇따랐다. 거제 회진마을 등에서는 주민 20여명이 침수로 고립돼 구조 작업이 진행됐다. 아주동 예솔마을에서는 산사태 위험이 커지면서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일운면을 비롯한 일부 마을에서도 침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몸을 피했다.
도심 곳곳도 물에 잠겼다. 장평동을 비롯한 주요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이 물에 잠겼고, 일부 구간에서는 토사와 돌이 도로로 쏟아져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와 나무가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피해도 발생했다.
폭우로 인해 도로가 완전히 파손되었다. photo 스레드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밤새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는 주민들의 글이 잇따랐다. "고현동 일대는 물이 허리까지 찼다", "차량이 빗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아주천과 고현천이 넘칠 것 같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는 등의 목격담이 올라왔다. 몇 분 간격으로 울리는 긴급재난문자와 경보 사이렌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행정안전부는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침수와 고립, 산사태 피해가 잇따르자 이날 오전 6시부로 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거제시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도심이 침수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photo 스레드비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과 경남 남해안에는 이날 오전까지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부산과 경남 남해안에는 앞으로도 많은 곳에서 250㎜ 이상의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계속된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만큼 산사태와 축대 붕괴, 하천 범람 등 추가 피해 우려도 큰 상황이다.
윤호중 중대본부장은 "호우가 그치고 피해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 관계기관과 함께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총력 대응을 다하겠다"며 "산사태, 계곡·하천변, 해안가 등 위험지역 접근을 자제하고 관련 기관의 통제에 적극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