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우호, 김민석 적대 상반된 여론…대통령, 지방선거 후 부정으로 전환
딴지일보 로고. 딴지일보 SNS지난해 11월 정청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의 말 한마디가 큰 화제였다. 그는 제주도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워크숍에서 “우리 민주당의 지지 성향을 봤을 때 딴지일보가 가장 바로미터”라며 “거기(딴지일보)의 흐름이 민심을 보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정 의원은 딴지일보 발행인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자주 출연하고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글을 많이 쓴다.
정말 딴지일보는 민심의 척도일까. 정 의원 말대로면 딴지일보에 형성된 여론이 주요 정치적 의사결정에 반영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곳에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정치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고, 커뮤니티 여론은 어떻게 정치와 연결되고 있을까. 주간경향은 지식콘텐츠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에 의뢰해 딴지일보 게시판 이용자들이 주요 정치인 10명과 방송인·논객 5명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올해 2월 1일부터 7월 19일까지 딴지일보 커뮤니티의 핫(HOT) 게시판에 오른 게시물 4만5299건을 전수 수집한 뒤 오픈AI의 GPT-5.4를 활용해 여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딴지일보 게시판에서는 민주당 진영 내의 인물이더라도 호감도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시판 이용자들은 정 의원, 유시민 작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에 매우 우호적이었고 일부 팬덤적 성향도 보였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선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부정적 여론이 심해졌다. 김민석 의원(전 국무총리)에 대해선 매우 적대적인 여론이 형성돼 있었다. 당대표 선거가 다가올수록 여론은 양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었다. 신조어 ‘문조털래유’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자 이곳 게시판에선 ‘한강새똥돼주길’ 등의 신조어로 대응하고 있었다.
지난 2~7월 딴지일보 커뮤니티의 핫 게시물을 분석해 +2점(매우 우호)부터 -2점(매우 적대)까지 5점 척도로 여론 점수를 매겼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정치인에게 여론이 우호적인 것을 말한다. 언더스코어·주간경향정청래 우호 여론 15명 중 1위
해당 인물이 언급된 게시물에서 작성자가 드러낸 우호적·적대적 논조를 +2점(매우 우호)부터 -2점(매우 적대)까지 5점 척도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여론 점수는 +0.19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과 관련된 글 6982건 중 우호적 논조가 38%, 중립적 논조가 38%, 적대적 논조가 24%였다. 이 대통령이 언급된 글 5개 중 1개는 적대적 논조의 글인 셈이다. 딴지일보 게시판이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보면 이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여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진 시점은 6·3 지방선거 즈음이다. 주간 평균 여론을 따져보면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전까지 +0.5점 전후로 약간 우호적 여론을 유지하다가, 지방선거 이후 급속도로 여론이 나빠졌다. 6월 중순부터는 아예 적대적 여론이 형성됐다. 이슈별로 나눠보면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의 당권 개입 논란, 국정운영에 대한 우려와 같이 부정적 글이 있었다. 특히 게시판에선 정부의 검찰개혁안 추진 방향과 진정성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이는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여론 점수가 가장 높은 정청래 의원과 대비된다. 정 의원에 대한 여론 점수는 +0.98점으로 매우 우호적이었다. 정 의원과 관련된 글 4170건 중 우호적인 논조가 72%나 됐다. 중립적 논조는 24%였고, 적대적 논조는 4%뿐이었다. 지방선거 이후 정 의원에 대한 여론은 상승곡선을 타 지난 7월 최고점을 찍었다. 정 의원 관련 글의 주제는 ‘당대표 출마 촉구’가 많았다.
여론 점수가 높은 대로 줄을 세워보면 정 의원이 분석대상 인물 15명 중 1위였다. 이 대통령은 8위였다. 유시민 작가(+0.86점·2위),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0.85점·3위), 문재인 전 대통령(+0.79점·4위)이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이 대통령보다 긍정적 여론이 형성된 인물들이었다. 유튜브 진행자 3명도 이 대통령보다 여론 점수가 높았다. <뉴스공장>의 김어준씨(+0.75점·5위), <박시영TV>의 박시영씨(+0.40점·6위), <매불쇼>의 최욱씨(+0.26점·7위)가 우호적 여론을 받았다.
지난 2~7월 딴지일보 커뮤니티의 핫 게시물을 분석해 살펴본 정치인별 여론 추이. 언더스코어·주간경향김민석에 우호적 글은 2%뿐
반면 김민석 의원에 대한 딴지일보 게시판 여론은 줄곧 좋지 않았다. 김 의원을 언급한 게시글 2796건 중 우호적 논조의 글은 2%에 불과했다. 적대적 논조의 글은 76%나 됐고, 중립적 논조의 글은 22%였다. 여론 점수는 -1.07점으로 주간 평균 여론이 우호적으로 형성된 적은 없었고, 계속 적대적(-1점)인 분위기였다.
김 의원과 관련해 언급된 이슈도 부정적인 것이 많았다. 김 의원이 국무총리로 재직할 때, 당대표 후보로 부상할 때 등 국면마다 그의 자질과 인성, 행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기 위해 지지자를 속이네요”라는 글은 추천 237건, “김민석의 의리 없음, 비겁함, 가벼움은 알아줘야 하네요”라는 글은 추천 99건을 받았다. 이 대통령이 김 의원을 기용하는 게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여론 점수 순위로 보면 분석대상 인물 15명 중 김 의원은 12위였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0.68점·9위), 한동훈 무소속 의원(-0.91점·10위)보다 낮은 순위다.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김 의원보다 적대적 여론이 형성된 인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1.17점·13위), 이언주 민주당 의원(-1.19점·14위), 유튜브 <이동형TV> 진행자 이동형씨(-1.28점·15위)였다. 이 의원은 언급된 글 1235건 중 우호적 논조의 글이 1%뿐이었다. 81%는 적대적 논조의 글이었다. 이씨는 언급된 글 1880건 중 87%가 적대적 논조의 글로 분류됐다.
딴지일보 게시판에서는 정치적 맥락에서 사용되는 조롱, 혐오표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문재인·조국·김어준(털보)·정청래·유시민을 묶은 단어 ‘문조털래유’가 온라인상에서 퍼지기 시작한 뒤 딴지일보 게시판 핫 게시물에서도 같은 달 문조털래유가 293건 언급됐다. 문조털래유 프레임을 비판하는 의견이 주를 이룬 가운데, 문조털래유에 대응하는 단어가 등장했다. 한준호·강득구·김민석(새)·이동형(똥)·김용민·이언주(주)·송영길(길)을 묶은 신조어 ‘한강새똥돼주길’이 그 예다. 뉴이재명 세력을 비하하는 ‘뉴팔이’ ‘뉴파리’, 김민석 의원을 철새 정치인으로 비판하는 ‘김민새’ 단어도 있었다.
지난 2~7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쓴 글을 분석했다. 언더스코어·주간경향게시물 올리며 지지자 규합
정청래 의원이 분석대상 기간인 지난 2~7월 딴지일보 게시판에 쓴 글 중 핫에 오른 글은 22건이었다. 지방선거와 평택을 재선거를 앞둔 4~5월엔 글을 쓰지 않았고, 그 전후에 집중적으로 글을 썼다. 전체 핫 게시물 중 정 의원 게시물의 비중은 0.05%에 그쳤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정 의원 게시물 1건당 조회수는 1만3645회로 전체 게시물 평균(3650회)의 3.7배였다. 정 의원 게시물 1건당 댓글 수는 315개로 전체 게시물 평균의 18배였고, 추천 수는 813회로 전체 게시물 평균의 48배였다.
검찰개혁 세부방안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민주당 내 이견이 제기되자 정 의원은 딴지일보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렸다. 역시나 댓글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6월 22일 정 의원이 쓴 게시물에 달린 댓글 수는 당일 게시된 전체 핫 게시물 댓글 수의 10%나 차지했다. 이 글은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정 의원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동의하시면 1번!”이라고 글에 썼고, 1250여개의 댓글이 함께 1번을 외쳤다. 지난 7월 13일 정 의원이 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닥치고 지금 당장!”이라는 내용의 글도 당일 전체 핫 게시물 댓글 수의 8.9%를 차지했다. 정 의원은 당대표직을 내려놓을 때(6월 24일)도, 신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때(7월 13일)도 모두 딴지일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주로 게시판 이용자가 민주당 당원임을 전제로 글을 썼다. 지난 7월 9일 글에선 “저는 네거티브하지 않겠다”는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면서 본문에 “그런데요. 알정찍이 뭐예요?”라고 썼다. 알정찍은 “알겠어, 정청래 찍을게”를 뜻하는 단어로 핫 게시물에서도 당대표 선거가 다가올수록 언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세를 보여주는 정치활동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이다.
딴지일보 게시판에선 사회이슈에 대한 담론적 토론보다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글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 키워드를 언급한 게시물 1042건을 별도로 수집해 분석해보니 민주당 내 청년위원회와 청년 정치 대표성과 관련된 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청년세대 보수화에 대해선 비판과 우려의 관점의 글이 호응을 얻었다. 20대가 풍족했던 시절은 없었으니 청년 타령은 그만하라, 민주당이 싫은 20대에게 뭘 챙겨준다고 돌아서는 게 아니다 등의 글이 핫 게시물에 올랐다.
‘검찰개혁’ 키워드를 언급한 게시물 2370건 중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 부족을 비판하는 글이 눈에 띄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서거를 생각했을 때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도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등의 글이다. 검찰개혁 관련 게시물은 전체 핫 게시물의 5.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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