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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3명 사퇴하면 지도부 붕괴?”…민주당 당헌·당규 따져보니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ㆍ최고위원 후보자 경기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ㆍ최고위원 후보자 경기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임미애·김영호 최고위원 후보가 사퇴했다. 두 후보는 김용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를 당선시켜 선출직 최고위원을 친명계 3명, 친청계 2명으로 구성하려는 승부수다.

임 후보는 16일 권리당원 투표가 끝난 뒤 “최고위원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민석 후보의 당선은 확실해 보인다”며 “김민석 당대표와 긴밀하게 손발을 맞춰 일할 최고위원이 3명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원들에게 김용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영호 후보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퇴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시간부로 최고위원 후보직을 사퇴하고 김용 후보를 지지한다”며 “저에게 주시려 했던 소중한 한 표를 기호 2번 김용 후보에게 모아달라”고 밝혔다.

16일까지 집계된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최민희 후보가 16.91%로 가장 높았다. 박선원 후보가 16.60%로 뒤를 이었다. 서미화 후보는 15.18%, 이성윤 후보는 13.94%, 한민수 후보는 13.77%였다. 김용 후보는 13.62%로 6위였다. 임미애 후보는 6.62%, 김영호 후보는 3.37%를 얻었다.

민주당은 사퇴한 후보가 받은 표를 무효로 처리한다. 남은 후보의 득표율도 다시 계산한다. 재산정 결과 최민희 18.78%, 박선원 18.44%, 서미화 16.87%, 이성윤 15.49%, 한민수 15.29%, 김용 15.13% 순이다. 5위 한민수 후보와 6위 김용 후보의 표 차는 2312표다.

임미애·김영호 후보가 이미 받은 표가 김용 후보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두 후보의 사퇴는 17일 대의원 투표에서 지지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김용 후보가 한민수 또는 이성윤 후보를 제치면 박선원·서미화·김용 후보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3명을 차지한다. 김 후보가 6위에 머물면 최민희·한민수·이성윤 후보가 3명을 차지한다.

최고위원 선거의 ‘3 대 2’ 경쟁에는 지도부의 정치적 주도권이 걸려 있다. 최고위원회의의 발언 구도와 당 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후보를 지지하는 쪽이 김용 후보의 당선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최고위원 3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붕괴할 수 있다는 해석도 제시됐다.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13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친청계 최고위원 3명이 당선되는 상황을 언급했다.

강 위원은 “이런 경우에 3명이 사퇴해 버리면 이거 어떻게 할 거냐”며 “3명이 사퇴하면 무너진다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이어 “3명은 무조건 막아야 되는 게 (김민석 측으로선) 아주 절박하다”며 선거 막바지에 이르면 ‘정청래 반대파’는 5위 싸움을 할 김용 후보에게 표를 모으는 총력전을 펼 것으로 전망했다. 3명 사퇴로 새 지도부 체제가 무너진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민주당 당헌·당규를 확인한 결과 최고위원 3명의 사퇴만으로 지도부가 자동 해산된다는 규정은 없다.

민주당 당헌 제26조에 따르면 최고위원회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지명직 최고위원 최대 2명으로 구성된다. 모두 채워지면 9명이다.

당헌 제112조의3은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요건을 규정한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과반 이상이 궐위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중앙위원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정상적인 9명 지도부를 기준으로 하면 5명 이상이 궐위돼야 한다.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의 사퇴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실제 사례도 있다.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최고위원은 2025년 12월 1일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동시에 사퇴했다. 세 사람 모두 전국당원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이었다. 정청래 지도부는 해산되지 않았다. 비대위도 구성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2026년 1월 보궐선거를 열어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이미 다른 지도부 구성원의 궐위가 발생한 상태라면 계산은 달라질 수 있다. 최고위원 3명의 추가 사퇴로 전체 궐위가 과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최고위원 3명’이라는 숫자 자체가 지도부 해산 요건은 아니다. 전체 지도부의 궐위 규모가 기준이다.

당대표 재선거가 곧바로 자동 실시되는 것도 아니다. 당헌에 따른 첫 절차는 중앙위원회의 비대위 구성이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최고위원회가 해산된다.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권한을 행사한다. 이후 전국당원대회나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국민의힘 규정과도 차이가 있다. 2024년 당시 국민의힘 당헌은 청년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상상황으로 보도록 명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24년 12월 14일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한동훈 지도부는 붕괴했다. 한 전 대표는 이틀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민주당에는 이와 같은 ‘선출직 최고위원 몇 명 이상 사퇴’라는 별도 조항이 없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전체의 과반 궐위를 기준으로 삼는다.

김용 후보의 당선 여부가 차기 지도부의 세력 균형을 가르는 것은 분명하다. 친명계와 친청계가 ‘3 대 2’ 구도를 놓고 총력전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고위원 3명의 사퇴가 당대표를 끌어내리는 당헌상 장치라는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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