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생성 이미지.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뚜렷한 원인 없이 목소리가 2~3주 이상 쉰 상태로 지속된다면 후두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중·고령 남성이라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재구 고려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18일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를 줄일 수 있다"며 "암이 진행되면 후두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해야 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두암은 후두를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 후두 점막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편평세포암으로 분류된다. 발생 위치에 따라 성대 위쪽의 성문상부암, 성대에 생기는 성문암, 성대 아래쪽의 성문하부암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남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후두암 남성 환자는 여성보다 약 15배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60대가 40.3%로 가장 많고 70대가 29.8%로 뒤를 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흡연이다.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에 후두 점막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동반되면 위험도는 더욱 커지며, 일부 직업성·환경성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상은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성대에 발생하는 성문암은 종양이 크지 않아도 목소리가 쉬거나 변하는 증상이 비교적 일찍 나타난다. 성대 위쪽에 생기는 성문상부암은 목의 이물감이나 삼킴 통증이 흔하며, 성대 아래쪽의 성문하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행된 뒤 목소리 변화나 호흡곤란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암이 더 진행하면 위치와 관계없이 목에서 단단한 혹이 만져지거나 호흡곤란, 혈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료 과정에서 후두암이 의심되면 후두내시경으로 성대와 주변 조직을 관찰하고, 이상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이후 CT, MRI, PET 등을 통해 종양의 침범 범위와 전이 여부를 평가하며,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폐암 동반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치료는 암의 위치와 크기, 병기, 림프절 전이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며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이 대표적이다. 조기 후두암은 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진행된 경우 세 가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초기 후두암의 수술적 치료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목을 절개하지 않고 입을 통해 병변에 접근하는 '경구강 레이저 미세수술'이다.
조 교수는 "경구강 레이저 미세수술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며 "개방형 수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이 적고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종양의 위치나 범위 때문에 레이저 수술만으로 충분한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후두 일부를 남기는 '보존적 부분후두절제술', 후두 연골이나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침범해 기능 보존이 어려운 경우에는 후두 전체를 제거하는 '후두전적출술'을 시행한다. 후두전적출술 후에는 식도발성, 전기후두기, 기관식도 발성 등의 음성 재활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프로복스(Provox)'와 같은 인공후두를 삽입해 발성을 돕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조 교수는 "후두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를 줄이고 후두 기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흡연력이 있거나 쉰 목소리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