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너무 비싸" 노원·강북·도봉 등 '노도강' 저가 매수세 40%대 급등
임대차 거래는 줄었지만 전셋값은 상승… 전세사기 여파 딛고 매매로 뚜렷한 전환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빌라 밀집 지역이 내려다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수급지수는 109.0을 기록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여파로 전세난이 확산했던 2021년 9월(113.3)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매매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2분기 거래금액이 5조 원에 육박하며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빌라 매매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다.
18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거래금액은 4조 93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4조 4026억 원) 대비 12.1% 증가한 수치이자, 2021년 2분기(5조 1887억 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거래량 역시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분기 매매 거래량은 1만 1536건으로 전분기(1만 324건)보다 11.7% 늘었다. 이 역시 2021년 3분기(1만 3652건)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9276건·3조 7628억 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거래량은 24.4%, 거래금액은 31.1% 급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장기간 얼어붙었던 빌라 매매 시장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3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상승세는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권에서 압도적으로 두드러졌다. 노원구의 2분기 거래량은 236건으로 전분기 대비 43.9% 폭증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북구(483건·42.5%↑)와 도봉구(393건·38.4%↑)가 그 뒤를 이으며 이른바 '노도강' 지역의 강세가 돋보였다. 금천구와 구로구 역시 각각 35.5%, 32.9% 늘어났다.
거래금액 상승폭은 더욱 가파르다. 노원구가 754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무려 61.1% 뛰었고, 도봉구(1005억 원·59.3%↑)와 강북구(1290억 원·56.4%↑)도 폭발적인 매수세를 증명했다. 아파트 전세나 매매가 부담스러운 실수요층이 중저가 빌라 매입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매매 시장의 호황과 달리 임대차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 임대차 거래량은 3만 3806건으로 전분기 대비 13.7% 감소했다. 전세(-8.0%)와 월세(-16.9%) 거래 모두 줄었다. 다만 이는 2021년 이후 분기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던 1분기(3만 9155건)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오히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거래량 감소에도 가격 부담은 가중됐다는 것이다. 2분기 3.3㎡(1평)당 전세 평균 보증금은 2150만 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4.4% 올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도 6월 기준 평균 60.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전월세 거래 중 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 비중은 61.4%를 차지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2분기 서울 빌라 매매시장은 거래 규모가 전반적으로 확대됐으나, 임대차 시장은 전세와 월세 모두 거래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며 "다만 전세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평균 보증금과 전세가율은 상승하고 있어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높아지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