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SMR, ‘누가 더 빨리 찍어내나’의 시대로… 상용화 경쟁에 K제조업 존재감 ↑

SMR 상용화 앞두고 개발사들 공급망 확보전 가속
공급망 진입 한국 기업 가치 더 높아질듯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회담을 나누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회담을 나누고 있다. SK그룹 제공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방한을 계기로 테라파워와 국내 주요 기업 간 협력이 구체화되면서 글로벌 소형모듈원자로(SMR) 공급망 내 한국의 존재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SMR 상용화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제조·건설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원전·조선·건설 등 분야에서 탄탄한 제조 역량을 쌓아온 한국 기업들이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파워를 비롯한 글로벌 SMR 개발사들은 2030년 전후 상용화를 목표로 핵심 기자재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원자로를 하나씩 맞춤 제작하던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표준화한 설비를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해 원가와 공기를 줄이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SMR을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반복 생산할 수 있느냐가 시장 선점의 요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은 원전 기자재 제작부터 대형 구조물 생산, 플랜트 설계·시공까지 SMR 상용화에 필요한 제조 경험과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SMR 개발사들이 후속 물량까지 염두에 두고 공급망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단순 투자·업무협약에서 실제 제작과 설계·건설로 구체화되는 추세다.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14일 게이츠 이사장과 나트륨 SMR 사업의 글로벌 확대와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건설 중인 첫 나트륨 원자로 용기 제작을 맡았고, 향후 연 2~3기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 중이다. 테라파워는 지난 5월 HD현대중공업을 후속 원자로격납시스템(RES) 구성품의 우선 제조사로 선정하면서 대규모 산업 생산 경험과 정밀 제조 역량을 강점으로 꼽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는 물론 엑스에너지, 뉴스케일, 롤스로이스SMR 등 복수 개발사의 SMR 공급망에 진입해 있다. 엑스에너지는 지난해 12월 두산에너빌리티와 SMR 16기의 주요 부품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예약계약을 체결했고, 롤스로이스SMR도 지난 5월 두산에너빌리티를 핵심 원자로 기자재 전략 공급사로 선정했다. 다수 개발사의 설계를 실제 원자로로 구현하는 제작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SMR 업계의 ‘파운드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테라파워와 향후 최대 8기의 나트륨 SMR 설계·조달·시공(EPC)를 수행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으며 홀텍과도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의 루마니아 사업에 참여하는 동시에 GE버노바히타치와 글로벌 SMR 사업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테라파워는 메타와 최대 8기의 나트륨 원자로를 개발하기로 합의해 이르면 2032년부터 초기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머러 지역 1호 원자로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이 후속 프로젝트까지 공급망 지위를 이어갈 경우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