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李대통령에 직언
권영세 "군사정부도 안 할 생각"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충돌이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회동을 앞두고 전면전으로 번졌다. 정부는 서울 도심에 각종 수단을 총동원하는 '닥치고 공급'을 원칙으로 삼겠다는 방침이지만, 서울시는 연일 강경하게 맞서며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18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20일 김 장관과 직접 만나는 만큼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공급 구상에 대한 서울시의 협상선부터 명확히 그은 셈이다.
이날 오후에는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특별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아파트를 용산공원에 넣겠다는 건 한 정권이 필요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무작정 용산공원을 해체해 아파트를 때려 넣겠다는 생각은 군사정부에서도 안 할 것"이라며 "(용산공원 검토가) 백지화돼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미군기지 반환이 완료되지 않은 데다 반환 이후에도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가 장기간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권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어린이정원을 굴착하려면 미군 측과 협의해야 하고, 오염 정화 등 해결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고, 오 시장도 "오염 정화가 5년 내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용산 내 대안부지도 제시됐다. △경리단길 국군재정관리단 부지 △보광로 앤틱가구거리 외교부 주차장 부지 △후암동 한국은행 생활관 부지 등이다. 권 의원은 "국군재정관리단 부지는 녹사평역 역세권이며 경리단·이태원 상권과도 연결돼 생활 편리성이 높아 청년주택으로 입지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주민들과 마찰 없이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려 하지도 않고 서울과 대한민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곳에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지켜온 녹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법적으로 사업을 막을 권한은 없지만, 공원계획부터 교통·도로·상하수도 등 실제 개발에 필요한 협의가 줄줄이 남아 있어 시의 반대를 안고 사업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서울시 관계자도 "(용산공원이)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 있기 때문에 법적 사항을 포함해 시나 구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업에 앞서 국회가 풀어야 할 법적 관문도 있다. 주택공급을 추진하려면 용산공원 조성특별법 손봐야 하는데, 관련 개정안은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오 시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서울시-국민의힘 서울시당 토론회에도 참석한다. 주택공급 방안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