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연 지방이전 반대 공동 집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으로 한국산업은행이 다시 거론되자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산은 노동조합은 박상진 회장을 향해 본점 이전 반대 공식화와 함께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는 18일 위원장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박 회장에게 조직 수장으로서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현재 대내외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산은의 역량 분산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국가전략산업 지원 등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기라는 것이다.
노조는 “산은의 역할이 국가 경제의 명운을 가를 만큼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정치적 논리에 휩싸인 본점 이전 논란으로 핵심 전문인력이 흔들리고 조직의 펀더멘털이 훼손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박 회장이 대통령과 금융당국을 향해 산은을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해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직접 전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본점 이전이 불러올 조직 안정성 저하와 핵심 인력의 이탈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읍소하고 설득하라는 주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첫날 열린 내부 간담회에서 본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금융 인프라를 부산으로 옮긴다고 해서 국가 전체의 산업 발전 기여도가 더 높아지겠느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서울에 남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정부에) 개진한 적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노조는 이를 상기시키며 “취임 첫날 조직원들 앞에서 밝혔던 판단과 소신이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할 때”라며 “정부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산은의 입장을 당당하게 대변해 조직을 지키는 방패막이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정부와 사측이 이전을 강행할 경우 전면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본점 이전을 저지하기 위해 집회와 대외 투쟁은 물론 총파업을 포함해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리적·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