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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중동 불안·국채금리 급등에 일제히 하락... 반도체주 휘청

◆…사진=AI로 만든 이미지.[챗GPT5.5] ◆…사진=AI로 만든 이미지.[챗GPT5.5]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가 무너지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뉴욕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으로 이어지자, 높은 금리에 민감한 인공지능(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웠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결국 사흘 연속 동반 하락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6.38포인트(0.22%) 내린 5만3343.4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3.30포인트(0.69%) 하락한 7691.76을 기록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355.20포인트(1.33%) 떨어진 2만6289.71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을 짓누른 것은 다시 고개를 든 중동 리스크였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및 협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고, 국제유가는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현재 이란과 어떠한 협상이나 대화도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예정된 회담도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해상 봉쇄도 전면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52% 상승한 배럴당 84.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CE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0.17% 오른 배럴당 91.02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7월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상승의 충격은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번졌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뛰면서 물가 압력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졌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매도로 연결됐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연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한때 4.74%대까지 오르며 지난해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유가 상승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국채금리 상승, 성장주 조정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도미노'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실제 이날 매도 압력은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4.98% 급락한 1만1992.46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34% 떨어진 219.7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7% 넘게 급락했다. AMD는 4.27%, 브로드컴은 3.17%, 인텔은 6.58% 각각 하락했다.

메모리·데이터저장 관련 종목의 낙폭은 더욱 컸다. 웨스턴디지털은 7% 이상 떨어졌고 샌디스크도 9%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 역시 9.20%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AI 기대를 등에 업고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이 많았던 만큼, 장기금리가 급격히 뛰자 차익실현 수요까지 한꺼번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이 단순히 기업 실적 개선 여부를 넘어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고금리 환경에서도 감당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일부 자금은 헬스케어와 바이오 등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업종으로 이동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3.33%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상승률도 약 31%에 달한다.

한편, 투자자들은 19일 공개되는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물가와 금리 경로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최근 국제유가와 시장금리가 동시에 상승한 만큼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얼마나 경계했는지가 향후 통화정책 기대를 좌우할 수 있다.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의 실적도 미국 소비의 체력을 가늠할 지표로 꼽힌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집중될 전망이다. AI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 최근 급격히 높아진 주가 수준을 실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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