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트럼프 압박의 최근 사례이자 의외의 희생양…한미연합훈련은 대북 억지 핵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로이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동맹국들을 잇달아 압박하면서 미국의 강경책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이란전에서 드러난 하드파워(hard power) 한계 속 동맹국 맹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새로운 규칙을 제시했다. 한쪽 전선에서 그를 거스르면 그 여파가 다른 전선까지 뒤따른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동맹국들을 거세게 압박하고 정상들을 굴욕적으로 대하며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안보 관계를 개인적·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전쟁은 그의 이러한 성향을 더욱 심화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분쟁에 개입하지 않은 동맹국들에 대한 분노를 키우고 있으며 전쟁 종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으로부터 '모범적인 동맹국'이라는 찬사를 받은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성 압박의 가장 최근 사례이자 가장 의외의 희생양"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방부에 매년 실시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을 상당히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훈련 비용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
악시오스는 "한미 연합훈련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맞서 한국과 미국을 결속시키는 억지 체계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에 우리와 함께 참여하고 싶은지 물었고 한국은 '아니오, 사양하겠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모든 국가를 돌아다니며 보호할 수 없다. 특히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유럽 동맹국들은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직격탄을 맞아왔다"며 "이란 전쟁으로 대서양 양안의 균열이 심화되면서 그의 압박이 더욱 체계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미군 주둔 또는 철수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충성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보냈다.
설문에는 미국의 군사작전과 군사기지 접근에 대한 지원, 무기 구매 등에 관한 질문이 포함됐다. 특히 각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에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왔는지를 묻는 질문도 담겼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순응하지 않은 동맹국들은 이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5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략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하자 독일에서 미군 약 5000명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 기지 사용을 거부하자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후 로이터 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가 스페인의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협상을 중재하려는 핵심 중재국인 오만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만이 이란과의 합의를 방해할 경우 철저히 폭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키운 바로 그 전쟁이 미국의 군사력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이 최종 평화협정을 위해 설정한 60일의 시한은 지난 17일 합의 없이 만료됐다. 양측은 지난 6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당시보다 더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 압박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존경받는 국가로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며 "9개의 전쟁이 종식됐고 가자지구에서 인질들이 풀려났으며, 무역협정은 더욱 공정해졌고, 이제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미국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외교 관계가 상호주의에 기반하도록 함으로써 전임 대통령들이 저지른 수십 년간의 잘못을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게 필요할 때 미국이 곁에 없을 수도 있는 세계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에게 미국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할 모든 동기를 부여하고 수십 년 동안 미국의 힘을 증폭시켜 온 동맹 네트워크를 점진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