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상’으로 ‘주주 환원 비중’ 확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이천공장. SK하이닉스 제공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역대 최대인 40조원 규모 자사주(기업이 취득하는 자기주식) 매입·소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천문학적 이익을 토대로 자사주 취득·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을 대폭 확대해 주가를 떠받치겠다는 취지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40조43억4천만원 규모의 자사주 신규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상장기업의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이를 위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3.3%인 2407만주(전날 종가 주당 166만2천원 기준)를 이달 20일부터 오는 11월19일까지 석 달 동안 장내 매수할 계획이다.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 초 회사는 보유 중인 자사주 1530만주(당시 12조원 규모)를 소각한 바 있다.
회사 쪽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자사주 취득·소각은 사업 경쟁력과 현금 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 회사의 내재가치가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스케이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주당 150만원으로, 올해 고점(6월22일 종가 기준 291만9천원) 대비 48.3% 급락한 상태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 쪽은 주주 환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더욱 확대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24년 말 발표한 ‘3개년(2025∼2027년) 주주 환원 계획’에서는 “3년 치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액을 빼고 남은 돈)의 50%를 재원으로 주주 환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50% 이상’으로 환원 비중을 확대한 것이다. 증권가가 추산하는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올해 치 잉여현금흐름만 100조원을 훌쩍 넘는 만큼, 앞으로도 대규모 추가 주주 환원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회사 쪽은 “기존 고정 배당, 특별 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현금 흐름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자사주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 환원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주주 환원 규모와 이행 방식은 올해 3분기(7∼9월) 실적 발표 때 공개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시장에서는 주당 고정 배당금 1500원을 분기별(분기당 375원)로 나눠서 지급하는 기존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주주 환원 방안이 회사의 이익에 견줘 미흡하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날 장 마감 후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주주 환원 계획이 발표되자,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 이 회사 주가는 반등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9.75% 급락했으나, 장 마감 뒤 주주 환원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반등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