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순이익 전년比 20% 줄어
바이두 AI챗봇탓 포털 검색 뚝
징둥도 이커머스 첫 매출 감소
CXMT 등 AI기업 질주와 대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본사 [AFP연합뉴스]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 빅테크 가운데 AI 붐에 올라타지 못한 기업들 실적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AI 붐을 등에 업은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것과 달리 역풍을 맞고 있는 빅테크들은 고전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자제품·포털·이커머스 등 분야 빅테크들은 AI 인프라스트럭처 수요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생성형 AI가 기존 인터넷 이용 방식을 바꾸면서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다.18일 중국 전자제품 대기업 샤오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1089억위안, 순이익은 94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20.3% 감소했다. 샤오미는 홍콩 증시에서 올해 초 대비 주가가 약 22% 내린 상태다.
샤오미 경영진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전자기기 수요 둔화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업계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스마트폰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이 기간 스마트폰 매출은 중저가 기기 출하량 감소로 7.5% 줄었다. 스마트폰 총마진율도 11.5%에서 8.5%로 하락했다. 이달 초 샤오미는 일부 스마트폰 가격을 최대 500위안 인상하면서 매출 손실을 부분적으로 상쇄하려 했지만 수익성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스마트폰 업체들 판매량과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날 발표된 바이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13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4% 줄며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순이익은 23억위안으로 68% 급감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 주가는 올해 초 대비 33% 가까이 하락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이용자들이 포털 등 기존 검색엔진 대신 AI 챗봇 등을 통해 정보를 찾기 시작하면서 광고 사업이 타격을 받은 여파다. 바이두도 거대언어모델(LLM) ‘어니’를 출시했지만 수개월 동안 주요 업그레이드 없이 운영되면서 알리바바와 문샷 등 경쟁사들에 뒤처졌다.여기에 중국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면서 광고 수요는 더 위축됐다. 바이두의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부문은 2분기 매출 131억위안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뤄룽 바이두 모바일생태계사업그룹 총경리는 “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AI 챗봇 등 신제품이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이 정보를 찾고 사용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리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바이두는 중국의 대형 기술 플랫폼들과 경쟁할 만한 규모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AI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궁극적으로 중국의 대형 기술 플랫폼들이 AI 산업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도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했다. 징둥닷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든 3464억위안으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징둥닷컴의 사상 첫 매출 감소가 중국 소비 회복세의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모리 등 부품가 상승으로 전자제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도 커졌다.
중국 정부가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소비재의 신제품 교체 지원) 예산을 지난해 3000억위안에서 올해 2500억위안으로 줄이면서 징둥닷컴의 최대 매출원인 전자·가전제품 판매는 11.8% 급감했다. 지난해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매출이 22.4% 급증했던 것과 대조된다.
다만 샌디 쉬 징동닷컴 최고경영자(CEO)는 감소세가 회사의 내부 전망과 일치했다며 올해 하반기 전자제품 판매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사 공급망을 활용해 가격 인상의 영향을 완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