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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도 물로 서버 식힌다… 냉각 기술 빠르게 진화

AI 데이터센터 늘면서 냉각 시장 쟁탈전 후끈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내부./조선DB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내부./조선DB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냉각 기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효율과 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효율적인 냉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찬 공기로 서버실 전체를 식히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냉각수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서버를 특수 액체에 통째로 담그거나 밀폐된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설치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184억달러(약 26조원)였던 세계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2025년 208억달러에서 2034년 499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0.2%에 달한다.

찬바람에서 물로…냉각 기술 세대교체
데이터센터 내 수천 대의 AI 서버가 소비하는 전력은 대부분 열로 바뀐다. 이 열을 제때 빼내지 못해 통상 85도 안팎의 한계를 넘어서면 칩이 스스로 속도를 낮추는 ‘열 스로틀링’이 발생한다. 온도가 더 높아지면 연산 오류와 칩의 영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찬 공기로 데이터센터 전체를 식히는 ‘공랭식’이다. 에어컨으로 방 전체를 식히는 것과 비슷하다. 설치는 간편하지만 효율이 떨어진다. 찬바람으로 감당 가능한 열은 서버 랙당 20~30㎾(킬로와트)가 한계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GB200’ 서버 랙은 소비 전력이 약 120㎾에 달해 공랭식으로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액체 냉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칩에 금속 냉각판을 밀착시키고 냉각수를 흘려 열을 빼내는 ‘다이렉트 투 칩’ 기술이 대표적이다. 공기보다 열 흡수 능력이 높아 칩에서 발생하는 열의 60~80%를 제거할 수 있다.

에볼밴스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냉각 시장에서 공랭식의 점유율은 54.8%, 직접 액체 냉각은 19.4%다. 아직 공랭식이 우세하지만 액체 냉각 시장은 매년 24.7%씩 성장하고 있다.

서버를 냉각액에 직접 담그기도
최근엔 차가운 물 대신 45도 정도의 액체로 서버를 식히는 ‘온수 냉각’도 등장했다. AI 칩의 온도가 85도에 육박하는 만큼 45도 정도의 물로도 열을 빼낼 수 있다는 역발상에 기반했다. 냉각수는 열을 흡수한 뒤 약 55도가 돼 빠져나온다. 냉각기 가동을 줄여 전력과 물 사용량을 낮출 수 있다.

액체 냉각의 다음 단계로는 서버 전체를 절연 냉각수에 담그는 ‘액침 냉각’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액체가 서버의 열을 직접 흡수해 팬과 에어컨 사용을 줄인다. 이 시장은 2035년까지 연평균 32.4% 성장할 전망이다.

차가운 바닷물도 활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부터 밀폐된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서 운영하는 ‘나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국 상하이 하이란윈은 올 5월 린강 앞바다 수심 약 10m에 24MW(메가와트)급 해저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세계 최초의 해상 풍력 연계 상업용 해저 데이터센터로, 전력의 95% 이상을 친환경 에너지로 마련하고 바닷물로 서버를 식힌다.

냉각 시장 놓고 글로벌 쟁탈전
이 시장에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 2024년 슈나이더일렉트릭이 점유율 7.5%로 1위였고, 슈나이더·버티브·존슨콘트롤즈·리탈·스툴츠 등 상위 5개 업체를 합쳐도 25%에 그쳤다.

높은 성장성을 노리고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국내 기업 최초로 엔비디아의 600㎾급 냉각수 분배 장치(CDU) 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CDU는 냉각수의 온도와 압력, 유량을 조절해 서버에 공급하는 핵심 설비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독일 공조 기업 플랙트그룹을 인수해 냉각 기술과 글로벌 영업망 확보에 나섰다.

GPU·클라우드 업체들도 냉각 표준을 직접 정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에 100% 액체 냉각 방식을 채택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GPU가 탑재되는 AI 데이터센터가 많은 만큼 앞으로는 공랭식만으로 구축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I 칩 뒷면에 냉각수가 흐르는 미세한 유로를 파는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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