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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최상위 'GV90' 출격…새 10년 이끈다

브랜드 최초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전용 eMP 플랫폼 첫 적용 제네시스 GV90.[사진=현대차] 제네시스 GV90.[사진=현대차]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제네시스가 브랜드 출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초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를 공개했다. 단순히 차급을 넓히는 신차를 넘어 제네시스가 지난 10년간 축적한 디자인·전동화 기술·럭셔리 전략을 집약해 앞으로의 10년을 이끌 최상위 모델로 내세웠다.

20일 제네시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GV90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GV90와 최상위 모델 'GV90 네오룬'을 처음 공개했다. 2024년 공개한 네오룬 콘셉트를 약 2년 만에 양산차로 구현한 것이다.

GV90의 의미는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위치에서 찾을 수 있다.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이자 플래그십 전용 '이엠피(eMP·Electric Mobility Prime)'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모델이다. 기존 GV80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제네시스 SUV 라인업의 정점을 맡는다.

차체부터 초대형 플래그십의 성격을 드러낸다. 전장 5285㎜·전폭 2030㎜·축간거리 3245㎜에 달한다. 최대 24인치 휠을 적용한다. 긴 축간거리를 활용해 실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운전석 주변 구조를 얇게 구성해 탑승 공간을 넓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직접 GV90의 의미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GV90는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미래 럭셔리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기술과 디자인·고객 경험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큰 자유를 제공하고자 하는 철학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의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닌 인간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럭셔리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달항아리에서 가져온 디자인…제네시스 새 10년 얼굴로

외관은 한국의 달항아리에서 출발했다. 장식적인 요소를 늘리기보다 큰 차체의 비례와 곡선을 강조하는 방향이다. 차체 길이는 5.3m에 육박하지만 불필요한 선을 줄여 덩치를 과도하게 부각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면에는 제네시스 최초의 '윙 페이스 MLA 헤드램프'가 들어간다. 레이저 미세 가공을 활용해 램프와 차체 사이 경계를 줄였다. 측면에서는 긴 차체와 24인치 휠이 플래그십의 비율을 만들고 후면은 리어 스포일러까지 없애 곡면을 강조했다.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맞춰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기술도 대거 투입됐다. GV90에는 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큰 123.5㎾h 고전압 배터리가 들어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인승 기준 자체 측정 결과 500㎞다. 350㎾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2분이 걸린다.

전륜 모터는 최고출력 240㎾·최대토크 350Nm를 발휘하고 후륜은 각각 250㎾·450Nm다. 합산 최고출력은 490㎾다.

전륜과 후륜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인 '듀얼 e-LSD'가 적용됐다. 네 바퀴에 전달되는 힘을 상황에 따라 조절해 고속 코너와 눈길·빗길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플래그십에서 중요한 승차감에도 공을 들였다. 강성을 조절할 수 있는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과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를 적용했다. 최대 5도까지 뒷바퀴를 움직이는 능동형 후륜 조향도 탑재했다. 5m가 넘는 차체에도 회전 반경을 중형차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장치다.

정숙성을 위해 전면 윈드실드부터 비전루프·테일게이트까지 두께 5㎜가 넘는 차음 유리를 적용했다. 차체 골격 내부에는 방음 충진재를 넣었다. 단순히 출력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움직임과 승차감·정숙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 B필러 없앴다…'네오룬'으로 플래그십 한 번 더 나눈 제네시스

일반 GV90에는 기존과 같은 스윙 도어가 들어가지만 GV90 네오룬에는 세계 최초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도어 '네오룬 아치 게이트'가 적용된다.

앞문과 뒷문 사이 B필러가 사라지고 두 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열린다. 뒷문은 새로 개발한 듀얼 모션 힌지를 이용해 먼저 바깥쪽으로 이동한 뒤 회전한다. 앞문을 열지 않아도 뒷문을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다.

B필러를 없앤 만큼 차체 강성 확보도 관건이다. 제네시스는 도어 내부에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넣고 탑승 공간을 둘러싼 차체 골격을 기존보다 1.5배 두껍게 만들었다. 초고강도 스틸 튜브와 구조용 폼을 적용한 '히든 롤케이지' 구조도 도입했다.

안전 사양에는 세계 최초 기술도 들어갔다. GV90에는 총 12개의 에어백이 탑재된다. 이 가운데 루프 에어백은 차량이 전복될 경우 펼쳐지면서 루프 글라스를 덮는다. 탑승객이 차량 밖으로 이탈하거나 루프에 부딪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외장.[사진=현대차]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외장.[사진=현대차]

◆ 운전하는 차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VIP 겨냥한 네오룬

GV90 네오룬은 뒷좌석 중심의 플래그십이라는 성격을 더욱 선명하게 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앞좌석에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를 넣었다. 정차한 상태에서 앞좌석을 180도 돌리면 앞뒤 탑승객이 서로 마주 볼 수 있다.

4인승 '네오룬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는 VIP 이동 공간이라는 성격을 더 강화했다. 2열 바닥에 천연 우드 베니어를 사용하고 한국의 온돌에서 착안한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2열과 트렁크 사이에는 별도의 파티션을 설치해 뒤쪽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줄였다.

루프 투명도를 6개 영역으로 나눠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비전 루프도 적용했다. 2열 타워 콘솔·냉장고·테이블도 마련했다. 차를 이동수단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휴식과 업무를 위한 별도의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제네시스는 GV90 네오룬 가운데서도 최상위 한정판인 '네오룬 퍼스트 에디션'을 별도로 선보인다. 투톤 외장과 24인치 단조 휠·울 캐시미어 장식 등을 적용하고 실내 곳곳에 전용 로고를 넣는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실내.[사진=현대차]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실내.[사진=현대차]

특히 이번 GV90은 현대차그룹 최초로 시동 버튼도 없앴다. 운전자가 문을 열면 차량 전원이 켜지고 탑승 후 브레이크를 밟은 뒤 기어를 바꾸면 곧바로 출발할 수 있는 식이다.

센터에는 팝업 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평소에는 23.6인치 화면으로 사용하다 정차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90㎜ 위로 올라오면서 24.6인치로 확장된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도 적용된다. 차량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글레오 AI'를 통해 음성으로 차량을 제어하거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 운영체제를 활용해 별도의 앱마켓에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는 것도 가능하다.

25개 스피커로 구성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과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마사지 시트·앰비언트 글로우도 적용했다. 겨울철 유리의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는 윈드실드 발열 유리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다.

◆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 최상단GV90, 프리미엄 시장 이끈다

제네시스는 GV90을 브랜드 출범 10년 이후 선보이는 첫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로 내세웠다. 기존 G90와 함께 세단과 SUV 각각의 최상위 모델을 갖추면서 향후 고급 전동화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넓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플래그십 전용 eMP 플랫폼을 비롯해 대용량 배터리와 신규 주행 기술·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먼저 적용된 만큼 향후 현대차그룹의 기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GV90는 제네시스와 미래 럭셔리 모빌리티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한국적 환대와 장인 정신이라는 브랜드의 근간을 가장 진일보한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한편 GV90은 내달 9일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최상위 코치도어 모델이 2억원을 웃돌고 일반 모델은 1억5000만원대부터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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