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달러·원 환율 개장 후 시황이 나오고 있다. 뉴스1 미국이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자산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바이백은 시중에 풀린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다. 최근 치솟았던 장기 금리가 진정되면서 주식과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도 ‘반짝’ 되살아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5.89% 오른 6852.58에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49%, 12.73%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장 초반 매수세가 몰리며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일시효력정지)도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1.99% 오른 840.89에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1% 오른 7707.98에, 나스닥종합지수는 0.16% 상승한 2만6331.09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분위기를 돌려놓은 것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국채 바이백 확대 방침이었다. 베선트 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보다 두 배 늘리겠다고 밝히자 장기 국채금리는 하락 전환했다. 국채금리가 낮아지면 안전자산인 채권을 보유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져 주식 등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은 높아진다.
장기금리 폭주를 막기 위해 등판한 미 재무부.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이미지는 AI로 제작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8.31% 오른 6만956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이더리움도 17.85%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가상자산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금값도 강세를 보였다. 미 동부시간 19일 오후 8시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3.43% 오른 트로이온스당 4572.60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국채금리가 하락할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은과 플래티넘 가격도 각각 3~4% 안팎 상승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가격도 뛰었다. 국제 원자재 대부분이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비달러권 투자자의 구매 부담이 줄어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대두와 밀,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1%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바이백 확대만으로 장기 금리 상승세를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백 확대가 채권시장 유동성을 높여 금리 상승을 일부 막는 효과는 있다”면서도 “최근 장기 금리 상승에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물가 우려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는 한 금리의 유의미한 하락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