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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자본 배분”… ‘묘수’ 된 SK하이닉스 40조 주주 환원

美 ADR 발행 당시 주가 224만원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 시 주가 166만원
향후 3년 FCF 491조 전망…배당 추가 가능성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 주주환원책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에 예탁증서(ADR)를 상장해 40조원을 조달했었다.

특히 이번 주주 환원책은 기존 주주에 유리한 자본 배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일 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주가가 조정을 받은 시점에 자사주를 매입·소각함으로써,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주주환원책이 신주 발행으로 늘어난 주식 수를 원상 복구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추가로 발표할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 중복상장 등 지배구조 문제 해소가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뉴스1 제공.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뉴스1 제공.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자사주 2407만주를 장내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기간은 이날부터 11월 19일까지다. 1일 매수 주문 수량 한도는 240만7000주다. 18일 종가인 주당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취득 예정 금액은 약 40조4300억원이다. 다만 실제 자사주 취득 규모는 주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회사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 방안을 두고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자본 배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자사주 취득 규모 40조원은 한 달여 전인 지난 7월 10일 SK하이닉스가 미국에 ADR을 상장해 확보한 자금 규모와 일치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0일 미국에 ADR을 상장하면서 신주 1779만주를 발행해 39조8905억원을 조달했다. ADR 공모가는 149달러로, 당시 매매 기준 환율(1504원)을 적용하면 원주 1주당 약 224만원에 신주를 발행했다.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일 때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반면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기 전인 18일 SK하이닉스 종가는 166만2000원이었다. ADR 신주 발행 당시보다 주가가 약 35% 낮다. 덕분에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의 주식을 소각할 수 있게 됐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ADR 발행 당시와 비교해 현재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며 “조달 금액과 자사주 매입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주가가 낮아진 만큼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수 있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자본 배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이 신주 발행으로 희석된 주주가치를 되돌리는 데 그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앞서 ADR 발행을 통해 신주를 발행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됐다”며 “이번 주주환원책은 당시 희석된 가치를 되돌리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겠다고 한 만큼 이후 발표될 대책의 규모와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발생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사주 취득·소각과 함께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추가 환원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안내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주 환원 규모가 24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FCF가 2025년 28조8000억원, 2026년 191조6000억원, 2027년 270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른 3개년 누적 FCF는 약 491조원으로, 최소 환원율 50%를 적용하면 총 주주 환원 규모는 약 245조원 이상이다.

해외 자본시장에서는 대규모 주주 환원만으로는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 간 중복 상장 가능성 등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지배구조 문제를 함께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대규모 주주 환원 발표 이후에도 ADR 시장에서 주가 반응이 제한적이었다”며 “결국 SK하이닉스가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솔라다임의 5단 중복 상장 논란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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