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외교장관 출신 아라우호
콜롬비아의 새 주미 대사로 내정된 마리아 콘수엘로 아라우호 전 외무장관. /위키피디아과거 남미 좌파의 대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냉랭한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해 춤을 추는 등 특출난 붙임성을 보여준 마리아 콘수엘로 아라우호(55) 전 외무장관이 콜롬비아의 새 주미 대사로 내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극단적인 좌파 성향이었던 전(前) 정부 시절 틀어진 미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콜롬비아 정부가 내놓은 회심의 비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콜롬비아 정부에 따르면 주미 대사로 지명된 아라우호 전 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을 받았다. 이달 7일 취임한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쟈 콜롬비아 대통령은 “오랜 세월 아껴온 좋은 친구이자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라며 아라우호를 주미 대사로 임명한 바 있다. 아라우호는 유별난 친화력을 무기로 한 남미의 손꼽히는 외교 전문가다. 2006년 8월 우파 성향 알바로 우리베 정부에서 외무장관에 임명됐던 그는 첫 해외 방문지로 관계가 껄끄러웠던 이웃 베네수엘라를 찾았다. 우리베 정부와 ‘21세기 사회주의’를 기치로 내세운 좌파 차베스는 정치적으로 상극이었다는 점에서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라우호가 수도 카라카스에 도착했을 때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니콜라스 마두로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 외교부 청사에서 약 1시간 30분을 기다리던 그에게 차베스가 직접 전화를 걸어 “지금 당장 대통령궁으로 오시오. 기다리고 있소”라고 했다. 외교적 결례가 벌어진 상황에서 자칫 냉랭한 분위기가 될 수 있었지만, 두 사람은 대통령궁에서 콜롬비아 전통 음악 ‘바예나토’를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손을 잡고 춤까지 췄다. 이 장면은 이튿날 현지 신문 1면을 장식하며 양국 간 긴장 완화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아라우호는 미국과 콜롬비아의 관계를 복원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중남미의 대표적 친미(親美) 국가였지만, 2022년 집권해 최근 물러난 전임 구스타보 페트로 정부 시절 불법 이민자 송환과 팔레스타인 문제, 미국의 베네수엘라·쿠바 정책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와 잇따라 충돌했다.
트럼프의 공개 지지를 받은 뒤 대선에서 페트로의 심복을 꺾은 데 라 에스프리에쟈는 취임 직후부터 미국과의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약 밀매 조직에 맞선 미국과의 공동 군사작전에 합의하고 트럼프가 창설한 ‘미주의 방패’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8일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한 뒤 “콜롬비아와 미국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콜롬비아가 우파 보수 정권의 물결인 ‘블루 타이드’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