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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법무장관 가비노 타피아가 2025년 11월 26일 자신의 X에 올린 사진. 시 관계자들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등록부와 경기장 입장객의 신분증을 대조해 불이행자의 경기장 출입을 막는 작업을 하고 있다. |
| ⓒ 가비노 타피아 |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는 곳이 있다.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시와 13개 주는 이 같은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제적 폭력'을 행사한 자가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행정부 차원의 제재다. '메시의 나라'이자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경기장 입뺀은 상당한 상징성이 있다('입뺀'은 '입구'와 거절을 뜻하는 은어 '뺀지'를 합친 말로, 클럽이나 헌팅포차 등의 장소에서 입구에서 입장을 거절당하는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 - 문전박대, 입구컷-다 - 편집자 주).
이러한 단속은 양육비 체납자의 여가활동을 제한하는 한편, 아동·청소년의 양육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2025년 11월 26일,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정부 공식 홈페이지
[아르헨티나] 양육비 체납했다면 "축구 경기 TV로 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시는 2025년 3월부터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이하 양육비 불이행자) 등록부와 경기장 입장객의 신분증을 대조해 불이행자의 경기장 출입을 막아왔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La Nación)>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187회 단속이 이뤄졌고 경기장 입장을 시도한 양육비 불이행자 162명이 적발됐다.
이 같은 조치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으로 확대됐다. 2026년 5월에는 경기장 출입 제한 대상자를 확인하는 국가 프로그램 '트리부나 세구라(Tribuna Segura)'에 양육비 불이행자 정보가 정식으로 연동됐다. 그 결과 부에노스아이레스시와 13개 주에 등록된 양육비 불이행자 약 1만 3000명이 경기장 출입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국내 경기뿐 아니라 2026년 월드컵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월드컵 기간 경기장 입장 통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불이행자 정보를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에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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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7월 7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이집트의 16강전에서 동점 골을 넣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 ⓒ 로이터/연합뉴스 |
이 같은 확대 조치에 대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호르헤 마크리는 이렇게 설명했다.
자녀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경기장에도 들어갈 수 없다. 자녀를 부양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한다. (2026년 5월 26일, X)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법무장관 가비노 타피아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 "1만 3000명이 넘는 양육비 체납자는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고, 이제 월드컵에도 들어갈 수 없다"라며 "양육비를 체납했다면 밀린 돈을 갚든지, TV로 경기를 보라"라고 일갈했다.
결국, 이 같은 조치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도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다른 창의적인 제재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라나시온> 2025년 4월 사설, '양육비 체납자는 축구도 없다' 중)는 문제의식 속에서 나온 제재로 읽힌다.
[미국] '창의적 제재' 가동 중... "그 지역사회에 맞는 적절한 유인책 찾아야"
미국에서도 '창의적 제재'가 가동 중이다. 텍사스와 유타·델라웨어주에서는 양육비 불이행자의 사냥·낚시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 특히 유타주는 면허 정지 등의 조처가 양육비 납부 증가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유타주는 2021년 7월부터 양육비 지급 불이행시 사냥·낚시 면허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유타주 양육비 담당기관 ORS(Office of Recovery Services)는 일정 조건을 갖춘 2500달러 이상(현 환율 기준 356만 원가량) 양육비 불이행자를 유타주 야생동물자원국(DWR)에 통보하며, 야생동물자원국은 새로운 사냥·낚시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게 제한한다. 유타주의 사냥·낚시 면허는 기본적으로 1년간 유효하다.
왜 사냥과 낚시일까. 2022년 유타주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트·낚시가 한 해 동안 창출한 경제적 부가가치는 4억 3800만 달러(약 6240억 원), 사냥·사격·트래핑은 2억 450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한다. 매년 250만 명이 야외 레저활동에 참여한다는 의회 자료도 존재한다. 그만큼 사냥과 낚시는 유타주에서 인기 있는 여가 활동이다.
제재 대상과 사냥·낚시의 접점도 상당했다. 시행을 앞두고 ORS가 양육비 불이행자 1만 9062명을 추려낸 결과, 이 가운데 9454명은 사냥·낚시 면허를 구입한 기록이 있었다. 효과도 명징했다. 시행 1년 후 ORS는 2959명의 면허 취득이 차단됐으며 전년 대비 190만 달러가 증가한 990만 달러(약 140억 원)의 양육비가 징수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양육비 불이행자 가운데 494명은 체납 상태에서 벗어나 법원이 명령한 양육비 지급 의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하게 됐다고 한다.
ORS소속 리사 스톡데일(Liesa Stockdale) 국장은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던 사람들인데 양육비 지급 유인책이 생겨나면서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바라는 대로 꾸준하게 양육비를 지급하기 시작했다"라며 "이 제도는 매우 성공적"(2022년 7월, 유타주 지역방송 <FOX 13> 인터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그 지역사회에 맞는 적절한 유인책을 찾는 문제"라며 "각기 다른 부모에게 와닿고 그들에게 실제로 의미가 있는 유인책들을 계속 창의적으로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2022년 8월, AP 통신 인터뷰)라고 진단했다.
[한국] 전체 미혼·이혼 한부모 가족 중 71.3% "양육비를 한 번도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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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제재 조치 |
| ⓒ 챗GPT로 이주연 생성 |
우리나라에도, 양육비 불이행자에 대한 제재가 있다. 법원으로부터 양육비 지급 명령 등을 받았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성평등가족부는 운전면허 정지 요청(100일), 출국금지 요청(6개월), 명단 공개(3년) 등의 제재를 의결할 수 있다.
'양육비 채무 3000만 원 이상' 등의 조건 충족 시 자동으로 제재 조치가 발동되는 것은 아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양육자가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제재 조치를 신청하면,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을 심의·의결한 후,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관계기관에 요청하는 구조다. 운전면허 정지는 지방경찰청에, 출국금지는 법무부에 각각 요청하도록 돼있다.
성평등가족부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 6월까지 시행한 제재 중 출국금지 요청은 총 2283건, 운전면허 정지 요청은 1357건, 명단공개는 441건으로 집계됐다.
한편, 성평등가족부가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전국 한부모 가족 가구 33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미혼·이혼 한부모 가족 중 71.3%가 '양육비를 한 번도 받은 적 없다'라고 답했다.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사람이 10명 중 7명인 현실. 우리에게도 '어떤 수단을 동원해 더 효과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창의적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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