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경찰관 단독 종결 차단
▲ 실종신고 허위 종결 등 부실 대응 속에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담당 경찰관이 실종 사건을 전산 시스템에서 단독으로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관리자 승인 절차가 새롭게 도입된다.제주 30대 여성 장기 실종 사건에서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실종 사건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운영 중인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선안의 핵심은 담당 경찰관이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하는 이중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도 실종 사건 처리 과정에서 팀장이나 과장 등의 검토를 받지만 전산 시스템상 실종 사건 해제는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별도의 보고·검토 절차와 전산상 해제 절차가 분리된 구조를 보완해 담당자가 잘못된 내용을 입력하거나 부적절하게 사건을 종결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앞으로 담당자가 실종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전산 입력 내용이 실제 보고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다시 확인한 뒤 승인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경찰은 약 한 달 안에 시스템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개선 필요성이 더욱 부각돼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 관련 정보를 한곳에 축적하고 실종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경찰서 실종수사팀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실종자의 과거 신고·발견 이력 등을 조회하고 관련 정보를 입력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번 시스템 개선은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장기 실종 사건의 초기 대응 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의 부실 처리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장기 실종된 장미란(37)씨 사건의 경우 최초 신고를 받은 당시 야간 근무자 A 경장이 장씨와 실제 통화하거나 대면해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판단으로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A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상부에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장씨의 통신 기록과 A 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 경장이 상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A 경장은 당시 장씨를 직접 만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관련 내용을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는 실종아동이나 가출인 발견 외 다른 목적으로 신고된 사람 또는 허위 신고로 판단되는 경우 관련 내용을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장씨 사건은 최초 신고가 종결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19일 가족이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장씨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이미 삭제돼 경찰은 행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