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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세수로 '미래 곳간' 만든다…교육교부금은 55년 만에 개편

[오유진 기자 ooh@sisajournal.com]

추가세수 청년·AI·지방에 투자…세수 급감 땐 일반회계로 전출
교육교부금, 연동제 폐지…교육계 반발에 정부 "교육예산 안 줄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에 투자하는 '재정 곳간'이 새로 만들어진다. 추가세수를 별도 기금에 쌓아 청년과 인공지능(AI), 지방, 교육·인재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세수 여건에 따라서는 기금 규모가 10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해 온 구조도 55년 만에 폐지된다.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해 초·중등교육 중심의 재원 배분 방식을 손보고, 확보한 재원은 영유아·고등·평생교육까지 넓혀 쓰겠다는 구상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재정 운용 개편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반도체 호황 등으로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추가세수를 별도로 적립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박 장관은 "남을 때 저장해 두었다가 부족할 때 쓸 수 있는 '재정 곳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급격히 증대되는 세수를 적립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이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기금은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집중 투입된다. 청년층의 취업·주택 마련·결혼·출산·양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AI와 3대 메가프로젝트, 소형모듈원자로(SMR)·핵융합·첨단바이오 등 7대 SEED(씨앗) 프로그램에도 재원을 투입한다.

기금의 핵심 재원은 '추가세수'다. 다음 연도 예산안에 반영된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간 내국세 결산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토대로 계산한 추세치를 웃돌면 그 차액을 추가세수로 간주한다. 내국세가 추세치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을 일반회계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넘기고, 반대로 세수가 추세치에 못 미치면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자금을 돌려보낸다. 세수가 좋을 때 돈을 쌓아두고, 나쁠 때 꺼내 쓰는 재정 안전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기금 규모는 다음 달 초 내년도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할 때 공개한다. 다만 정부가 계산한 방식으로 추산하면 2027년 내국세 추세치는 약 370조원이다. 박 장관은 지난달 2027년 국세 수입이 500조원+α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최근 수년간 국세 수입에서 내국세가 차지한 비중이 88∼89%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세수만 60조∼70조원을 웃돌 수 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 세수가 더 늘 경우 미래대응기금 규모가 100조원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기금은 기획예산처가 전반적인 운용을 맡고 각 부처는 기금 재원을 활용해 소관 사업을 직접 수행한다. 여유자금은 별도 전담 운용기관을 통해 투자한다.

교육교부금 자동연동 폐지…55년 만에 산식 바꾼다

더 큰 변화는 교육교부금에서 이뤄진다. 현재는 내국세의 20.79%가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정되지만, 내년부터는 이 같은 내국세 연동 방식을 없앤다. 1972년 도입 이후 55년 만의 구조 개편이다.

정부는 산식을 바꾸더라도 교육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은 계속 증가하도록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교육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 경우 차액을 보전해 총액 감소를 막는 내용도 교부금법에 명시할 계획이다.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확보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 계정'으로 넘겨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에 활용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교육 중심이었던 교육 재원의 활용 범위를 생애 전 단계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우수 인재 유치와 국가 인재의 해외 유출 방지 등 전략적 인재 투자에도 해당 재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나 경제와 세수 여건 변화 등 달라진 교육 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초·중등교육에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고,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발전을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반발에 대해서 박 장관은 "재정을 맡고 있는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 결코 유·초·중등 우리 아이들의 교육예산이 줄어들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교육교부금 개편 등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친 뒤 다음 달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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