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 한스바이오메드에서 열린 문정바이오CEO포럼에서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주샛별 기자 특히 이번 결정은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결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자체 신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적응증 확보 등의 수익 전략을 펼치지 못했다.
최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제네릭 중심의 제약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존을 고민해야 할 시기로 점쳐진다.
당뇨 시장 커지는데 철수한 이유 21일 <블로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동구바이오제약은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시타메트정'과 '글리시타메트XR서방정' 등 6개 품목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2년 12월 의약품으로 승인한지 불과 3년 만이다. 회사는 제품을 애용한 고객들과 파트너사에게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해당 의약품 6종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생산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생산 중단은 생활습관 변화와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당뇨병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내린 결정이다. 현재 국내 당뇨병 치료제의 선두주자는 대웅제약(엔블로)과 LG화학(제미글로) 등이다. 최근 제약사들은 해당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만성질환인 '비만' 등으로 적응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동구바이오제약의 글리시타메트정은 '당뇨' 이외에 추가 적응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낮은 수익성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개별 의약품의 수익성 저하를 넘어 동구바이오제약의 전반적인 수익도 악화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올해 2분기 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올해 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본업 외 영업외손익에서도 약 99억원 이익에서 5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매출 594억에 수수료 272억…약가인하까지 수익성 '비상'업력 60년을 바라보는 동구바이오제약은 자체 신약을 배출한 경험이 없다.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중소제약사 중 영업대행사(CSO)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는 영업대행사로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수수료가 막대한 만큼, 실적 부진의 타격을 더욱 크게 받는다는 뜻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약 594억원이었다. 이중 지급수수료만 272억원에 달한다.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45.7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급수수료 항목에 CSO 수수료만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통상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의 경우 매출 대비 CSO 수수료율이 40~45% 수준인 점을 감안한 결과다.
실제 자체 영업인력이 탄탄한 대형제약사들의 지급수수료 비중은 10% 안팎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4484억원을 기록했다. 지급수수료는 49억원에 불과하다.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1%에 그쳤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당장 정부의 약가인하로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태다. 제네릭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 타격이 커지는 만큼, 향후 마진율 훼손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회사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높고 역량이 뛰어난 기업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생산 중단을 결정한 의약품 6종은 당뇨병 외에 추가 적응증은 없다"며 "약가인하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9월 중순까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